[재경일보 전재민 기자] 폭우와 강풍을 동반한 제15호 태풍 `블라벤'으로 4천여대의 차량이 파손되거나 침수돼 200억원대의 피해가 발생했다.
이는 2002년 태풍 `루사' 때 4800여대가 침수돼 117억원의 손해를 본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손해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 운영에 적지 않은 부담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볼라벤이 한반도를 강타하면서 전국에서 차량 4천여대가 물에 잠기거나 부서져 200억원의 피해를 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28일 오후까지 손보사에 신고된 침수·파손 차량이 1900여건이며, 밤새 추가 피해가 컸고 보험사에 신고되지 않는 사례도 1천여건이다.
손해보험협회 관계자는 "28일 오후 들어 차량 피해 신고가 급증했다"면서 "태풍이 지나간 29일에는 추가 피해가 많이 접수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차량 파손의 결정적인 원인은 강풍으로, 엄청난 바람에 간판이나 시설물이 차량을 덮치는 바람에 3천대가 넘는 차량이 부서졌다.
폭우로 인한 침수 피해 또한 적지 않아 1천여대가 물에 완전히 잠기거나 침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집중 호우로 전북 군산 등에서 3천여대가 침수된 것까지 합치면 이달 들어서만 총 7천여대의 차량이 침수되거나 파손됐다.
그러나 손보업계는 보험사들과 관계기관이 태풍 피해에 대해 준비를 철저히 하고 운전자들이 조심한 덕분에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것으로 평가했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예년 같으면 이 정도 태풍에 엄청난 피해가 났을 텐데 고객들이 워낙 철저히 준비하고 보험사들도 부지런히 움직여 피해가 생각보다는 크지 않았다"고 전했다.
NH농협손보은 이번 태풍으로 인해 농경지에서 태풍 `루사' 수준의 손실이 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NH농협손해보험은 태풍 피해를 본 농경지 3천ha에 대해 보상하기 위한 절차에 들어갔다.
농가가 지역 농협에 보험금 청구서류를 접수하면 현장조사와 손해평가를 서둘러 하기로 했으며, 지급보험금을 결정하면 1주일 내에 보험금을 줄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또 다른 태풍이 한반도로 접근하고 있어 손보사들은 24시간 비상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손보협회와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등 손보사들은 강남역 등 침수 예상 지역에 견인차를 대기시키고 태풍 관련 긴급 문자메시지를 고객에 보낼 준비를 하고 있다.
동부화재 관계자는 "다른 태풍이 올라오고 있어서 이번 주는 될 수 있으면 자가용 운전은 피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게 좋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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