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안진석 기자] 올해 부도가 난 개인사업자 가운데 약 절반은 '베이비 붐 세대'인 것으로 나타나 중산층 붕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개인사업자는 사업자등록을 한 자영업자다.
11일 금융결제원의 당좌거래 정지 내역 2년치를 분석한 결과, 올해 1~8월까지 부도난 개인사업자는 237명이었으며 이중 베이비 붐 세대는 104명으로 전체의 43.9%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40.4%(225명 중 103명)에 비해 1년 새 3.5%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베이비 붐 세대는 1955년부터 1963년 사이 출산율이 대폭 증가하며 태어난 인구집단(만 49~57세·통계청 기준)을 말하는 것으로, 한국전쟁의 폐허 속에서 자란 세대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14.3%를 차지하는 총 713만명에 달하며, 이들의 '맏형'격인 1955년생은 2010년에 정년(55세)을 맞아 이때부터 베이비부머의 은퇴 후 대규모 창업이 이어졌다.
통계청이 지난달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2010년 말 베이비 붐 세대의 자영업자는 전체 자영업자 539만명의 30.2%에 달하는 163만명이었다.
이런 가운데 부도난 자영업자는 40%여서 베이비 붐 세대의 부도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들이 부가가치가 낮음에도 불구하고 경쟁이 치열해 이미 과포화상태에 이른 도소매업·음식숙박업 등에 집중적으로 뛰어든 탓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경기 불황이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찾아와 장사가 전혀 안 되면서 임대료조차 감당이 안 되는 상황을 넘어 수익까지 마이너스로 돌아서 줄줄이 폐업 상황으로 몰린 것이다.
소득도 자산도 일자리도 없는 상황에서 창업비용과 생활비 등으로 대출도 많이 받은 상태라 대출자금 상환은 불가능에 가깝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가계대출에서 50대 비중은 28.1%로 2003년 20.4%보다 급증했으며, 주택구매 외 목적 비중이 56%나 차지했다.
이런 가운데 이들은 소득 감소 등으로 인해 연체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지난 3월 기준 50대의 대출 연체율은 1.42%로 60대(1.16%)나 30대(0.6%)보다도 높다.
이처럼 어려운 상황에 처한 베이비 붐 세대가 가계 파산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경우, 중산층 붕괴의 서곡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현대경제연구원 김광석 선임연구원은 "베이비 붐 세대의 창업은 2013~2014년에 절정에 이를 것"이라며 "내수침체와 소비부진의 악순환으로 중산층 붕괴와 양극화 가속 등 심각한 사회경제 구조적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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