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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삼성전자 특허분쟁 반사이익 LG '미소'… 아이패드 디스플레이 73% 공급

[재경일보 서성훈 기자] 전 세계 태블릿PC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애플의 '아이패드 시리즈' 4대 가운데 3대에 LG디스플레이가 만든 LCD 패널이 탑재돼 있고, 그 비중이 무려 7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LG디스플레이가 양사의 특허전쟁으로 인한 수혜를 톡톡히 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

이 같은 LG전자 디스플레이 비중 증가는 애플이 삼성전자와의 특허소송 여파로 삼성디스플레이에서 공급받던 물량의 상당부분을 LG디스플레이로 돌린 데다 공급선 다각화 차원에서 부품 공급처를 늘리고 있는 가운데 신제품용 패널의 공급처로 타업체에 비해 경쟁력이 우수한 LG디스플레이를 선택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LG디스플레이의 IPS 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의 아몰레드(AMOLED)보다도 품질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26일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애플의 주력 태블릿PC '4세대 아이패드'와 '아이패드2'에 사용되는 9.7인치 LCD 패널의 10월 전 세계 출하량은 591만6000대로 집계된 가운데 LG디스플레이가 공급한 LCD 패널은 424만8000대로 약 71.8%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 3월 88만6000대(24.0%)에서 불과 7개월만에 약 5배로 늘어난 것이다.

이에 반해 같은 기간 삼성디스플레이의 출하량은 257만8000대(70.0%)에서 42만8000대(7.2%)로 80% 이상 급감했다.

또 애플이 최근 저가형 태블릿PC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출시한 애플 최초의 7인치 태블릿PC '아이패드 미니'에 쓰이는 7.9인치 LCD 패널은 10월 224만대가 출하된 가운데 무려 77.7%에 달하는 174만대가 LG디스플레이 제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50만대(22.3%)는 대만 AU옵트로닉스 제품이었지만 대부분은 LG디스플레이에 의존하고 있는 셈이다.

9.7인치와 7.9인치 LCD 패널은 아이패드 시리즈에만 쓰이는 것으로, 이들 두 제품을 포함해 애플 태블릿PC 전 기종에 쓰인 LCD 패널 가운데 LG디스플레이 제품 비중은 73.4%나 된 반면 삼성디스플레이는 5.2%에 불과했다.

업계에서는 이에 대해 최근 애플과 삼성전자의 특허분쟁이 격화되면서 애플이 주요 제품의 핵심 부품을 공급해온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부품 공급선을 다각화하려는 시도로 인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LCD 패널의 경우 애플의 엄격한 품질 기준을 만족시키면서 제때 물량을 공급할 충분한 생산능력을 갖춘 업체가 많지 않아 LG디스플레이가 혜택을 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애플과 삼성전자의 특허싸움으로 줄어든 삼성전자의 부품 공급량만큼에 대해 LG가 고스란히 반사이익을 보게 된 셈이다. 삼성과 치열한 자존심 싸움을 하고 있는 LG전자로서는 더할 나위 없이 기분 좋은 상황이다.

LG디스플레이는 애플 공급량 증가에 힘입어 전체 태블릿PC용 LCD 패널 시장 점유율도 눈에 띄게 높아졌다. 지난 3월 23.0%(173만6000대)에 그쳤던 LG디스플레이의 점유율은 10월 40.0%(748만3000대)로 2배 수준으로 높아졌다.

반면 LG디스플레이와 1,2위 다툼을 벌여온 삼성디스플레이는 애플 물량이 급감하면서 같은 기간 점유율이 41.2%(311만6000대)에서 21.9%(410만5000대)로 반토막났다.

한편, 10월 전 세계 태블릿PC용 LCD 패널 출하량은 1871만대로 지난해 같은 달(955만대)보다 95.9% 증가했다.

또 올해 1~10월 누적 출하량은 1억2273만3000대로 올 한해 전세계 태블릿PC 판매 전망치인 1억2000만대를 이미 넘어섰으며, 이 가운데 애플의 태블릿PC 시장점유율이 3분기 50.4%를 기록하며 절반을 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