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시내 기자] 대학 졸업자 중 교육에 투자한 만큼의 돈을 벌어들이지 못한 사람이 최대 18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또 투자비용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데 반해 고졸자와의 임금격차가 점점 줄어드는 등 대학을 졸업한 잇점도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LG경제연구원 이지선 연구원은 27일 `교육투자비용 회수하지 못하는 대졸자 늘고 있다' 보고서에서 "대학교육에 투자한 비용을 회수하지 못하는 사람이 1995년 59만명에서 지난해 180만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투자비용보다 적은 임금을 받는 대졸 근로자는 67만명, 아예 일을 하지 않는 사람을 113만명으로 추산됐다.
이 같은 수치는 대학교육을 투자라고 가정해 졸업 후 기대소득과 교육비 지출을 비교한 대학교육 내부수익률이 0 아래로 떨어지는 대졸자 수를 추정한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25~34세 청년층의 고등교육 이수율은 6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지만 2000년 초 80%를 넘었던 대졸자와 고졸자 간 임금격차는 지난해 50% 수준까지 떨어지는 등 대학을 졸업한 잇점은 점점 주는 추세다.
특히 50대와 60대 고졸자와 대졸자 간 임금격차는 2005년 각각 2.2배, 2.4배에서 2011년 1.8배, 2.0배로 40%가량 줄었다.
반면에 교육비 지출은 급격히 늘었다.
정규교육비는 1995년부터 매년 평균 6%씩 늘고 있고, 사립대학 등록금은 1995년 296만5000원에서 2011년 629만7000원으로 2.1배 뛰었다.
특히 중·고등학교 사교육비는 1995년 83만1000원에서 2011년 각각 363만5000원과 259만8000원으로 3~4배 급등했다.
대학을 졸업해도 받을 수 있는 임금 수준은 높아지고 있지 않은 가운데 투자비용은 급격히 늘어 대학교육에 대한 투자수익률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등록금과 대학에 다니는 4년 동안 포기해야 하는 임금소득을 비용으로 고려할 때 1995년 10.6%에서 2010년 15.2%까지 올랐던 대학수익률은 2011년 14.6%로 떨어졌다. 여기에 사교육비를 합산하면 4년제 대학 평균 투자 수익률은 12.5%로 낮아진다.
이 연구원은 "과도한 대학 선호는 국가경쟁력 차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며 "부실 대학은 정리해 대학교육의 효율성을 높이고 고졸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없애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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