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규현 기자] 올해 들어 미국과 중국 등 세계 곳곳에서 경기회복을 알리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013년 1월 1일 이후 현재까지 3주간 발표된 주요국 경제지표 중 글로벌 경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60개 지표를 분석한 결과, 27개(45.0%)가 시장 예상치보다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정확히 부합한 지표는 4개, 시장 예상치를 하회한 경제지표는 29개(48.3%)로 집계됐다.
부정적인 지표가 긍정적인 지표보다 조금 더 많기는 했지만, 또 권역별로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상당수 국가에서 경기가 바닥을 쳤다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중국의 경기회복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 18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 대비 7.9%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0년 4분기 성장률이 9.8%를 기록한 이후 지난해 3분기 7.4%까지 계속 하락세를 보이다가 2년 만에 분기별 성장률이 반등에 성공한 것이다.
중국과 함께 G2인 미국 경제지표도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지난주(17일기준)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는 33만5000건으로 5년만에 최저수준을 보였다.
또 지난달 주택착공건수도 95만4000채(연환산 기준)로 4년6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알코아, 모건스탠리, 제너럴일렉트릭(GE) 등 미국 주요 기업들도 잇따라 시장 예상을 웃도는 4분기 실적을 내놨다.
신흥국 시장에서도 경기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브라질은 12월 무역수지와 11월 경제활동지수, 산업생산 등 올들어 발표한 6개 경제지표가 모두 시장예상치를 웃돌면서 경기 회복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태국 중앙은행도 글로벌 경기회복을 이유로 지난 18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6%에서 4.9%로 상향 조정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유럽 각국이 아직도 재정위기의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아직 낙관할 상황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올해 발표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관련 경제지표들을 살펴보면, 12월 경제기대지수와 소비자기대지수 등 투자심리지표는 시장 예상을 웃돌았지만 기업환경지수와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 산업생산, 소매판매 등 주요지표는 예상치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유로존의 맏형격인 독일은 2012년 GDP 성장률과 산업생산, 경상수지, 제조업수주, 제조업 PMI, 실업률 등 대부분 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최근 세계은행은 개발도상국이 비교적 탄탄한 성장세를 유지하는 등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상황은 지났지만 선진국 경제가 여전히 불안하고 회복세가 부진한 등 아직도 상황이 위태롭고 불확실하다면서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0%에서 2.4%로 하향 조정했다.
유로존은 지난해(-0.4%)에 이어 올해(-0.1%)도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올해 성장률은 기존 0.7%에 비해 0.8%포인트나 내린 것이다.
일본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댜오)를 둘러싼 중국과의 영토 분쟁이 일정 부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평가 아래 종전 추정치 1.5%의 절반인 0.8%로 반토막이 났다.
미국의 국가부채한도 증액 문제가 새로운 뇌관이 될 수도 있다. 세계은행은 이를 감안해 미국도 종전 추정치보다 0.5%포인트 내린 1.9%로 전망했다.
앞서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미국이 2011년에 이어 또다시 부채한도 협상 갈등으로 증액을 늦춘다면 미국의 최고 신용등급(AAA) 강등을 검토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