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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홍원 총리 취임… 책임총리제 실현·복지정책 주도 관심

[재경일보 김영은 기자]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가 26일 박근혜 정부의 첫번째 국무총리로 임명된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이 후보시절 총리의 헌법상 권한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어 실제로 '책임총리제'가 실현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또 총리실 산하에 설치되는 복지정책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사회보장위원회'를 통한 복지정책 수행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정 총리에 대한 임명동의안은 찬성 197표, 반대 67표, 무효 8표, 찬성률 72.4%로 국회에서 가결됐으며, 이후 청와대에서 임명장을 받고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임식까지 가지면서 박근혜 정부 초대 총리이자, 대한민국 42대 총리로 공식 취임하게 됐다.

정 총리는 관례대로 이날 저녁 현충원 국립묘지를 참배하는 것을 시작으로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일단 정 총리는 취임 이후 '복지정책'에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정부는 주요 국정 과제로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 구조를 제시했는데, 경제정책은 신설된 경제부총리가 주도하게 되지만, 복지정책은 총리실이 주도하게 되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총리실 산하에 설치되는 '사회보장위원회'가 복지정책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정 총리는 인사청문회 인사말에서 "성장 패러다임이나 정부 운영방식을 바꿔서라도 국민이 과실을 향유하는 사회가 돼야 한다"며 "경제가 좋아져도 국민이 행복을 느끼지 못하면 성장은 의미를 잃는다"고 복지정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또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는 "공급자 중심으로 이뤄져 온 고용과 복지서비스를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으로 전환하겠다"면서 "이를 위해 복지서비스가 생애주기별로, 생활영역별로 정교하게 이뤄지도록 다듬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또 "일자리야말로 최대의 복지라는 점에서 복지체계 전반을 근로유인형으로 재편해 국민이 일을 통해 행복을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창조경제 시대에는 창의가 경쟁력이고 일자리도 여기서 나온다. 신설될 미래창조과학부 뿐 아니라 각 부처가 유기적으로 협력해 새로운 성장 동력, 시장,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인사청문회 인사말에서 경제정책에 대해서는 "(경제부총리 내정자가) 경제 분야 전문가여서 비전문가인 제가 많이 간섭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해 경제 문제에는 간섭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정 총리는 법조인 출신답게 '법과 원칙' 수호에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청문회에서 사형제에 대해서는 최소화를 전제로 존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고, 성폭력 범죄 대책과 관련해 "화학적 치료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가장 관심이 있는 부분은 정 총리가 책임총리로 자리매김할 수 있느냐다.

헌법은 총리에게 대통령 보좌, 행정부 통할, 장관 제청권과 해임건의권을 부여하고 있지만, 역대 정부에서 총리가 헌법상 권한을 제대로 행사한 경우는 거의 없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어 대다수 총리는 행정부 2인자라는 막중한 위치에도 불구하고 '의전총리', '대독총리'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했다.

그러나 정 총리는 인사청문회에서 "각료제청권ㆍ해임건의권 행사하겠다"며 "부처 이기주의에 빠져 국정운영이 제대로 안 된 분야가 있었다. 이 점을 철저히 감독하고 조정해 국정수행이 원활히 되도록 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책임총리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대통령의 의지가 필수적이어서 박 대통령이 정 총리에게 내각을 통할할 수 있는 실질적인 권한을 줄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