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규현 기자] 일본의 부도 위험 지표가 5개월만에 한국보다 다시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아베노믹스'로 엔저 현상이 지속되면서 일본 주식시장도 한국보다 상대적으로 강세를 띠고 있다.
11일 국제금융센터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일본의 국채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 5일 67bp(1bp=0.01%포인트)에서 6일 62bp로 떨어져 같은 기간 65bp에서 64bp로 소폭 하락하는 데 그친 한국보다 0.2bp 낮아졌다.
일본의 부도 위험이 우리나라보다 다시 낮아진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5개월 만이다.
또 일본은 CDS 프리미엄이 7일에도 61bp로 1bp 하락해 전날과 같았던 우리나라와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
대표적인 부도위험 지표로 꼽히는 CDS 프리미엄은 채권을 발행한 기업이나 국가가 부도났을 때 손실을 보상해주는 파생상품인 CDS에 붙는 일종의 가산금리로, 이 수치가 떨어진다는 것은 발행 주체의 부도 위험이 그만큼 낮아진다는 뜻이다.
한국의 부도 위험 지표는 통상적으로 일본보다 높은 편이지만, 지난해 하반기 3대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우리나라의 국가 신용등급을 일제히 상향 조정하면서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CDS프리미엄은 지난해 10월 12일 81bp로 떨어지며 일본 수치(83bp)를 밑돈 이후 이달 5일까지 약 5개월간 역전 현상이 지속됐었다.
일본의 부도 위험 지표는 '무제한 양적 완화'와 2% 인플레이션을 기치로 하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의 과감한 금융완화 정책으로 인해 지속되고 있는 엔화 약세가 경기 부양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다시 하락세로 전환했다.
작년 12월 달러당 83엔에 머물렀던 엔ㆍ달러 환율은 최근 달러당 94엔까지 올라왔고, 일본의 작년 10∼12월 국내총생산(GDP)도 3개 분기 만에 성장세로 돌아섰다. 일본 내각부가 연율(분기별 기준으로 본 통계치를 1년 기준으로 고치는 것)로 환산한 작년 4분기 일본의 실질 GDP성장률은 0.2%였다.
윤인구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양적 완화에 따른 부정적 영향으로 일본 정부 재정이 어려워지는 것은 장래의 일"이라면서 "단기적으로는 돈을 풀면서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CDS프리미엄이 내린 것으로 보이며 당분간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 주식시장도 최근 들어 한국보다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도쿄증시의 닛케이평균주가는 8일 종가 기준으로 12,283.62로 대지진 직후인 3월15일(8,605.15)과 비교하면 42.7%나 올라 대지진 이전 수준도 뛰어넘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4.3% 상승했다.
최근 경기 회복 기대감에 닛케이평균주가는 작년 말(10,395.18)과 비교해도 2개월 만에 18.2%나 올랐다.
정호성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엔저로 기업 심리가 개선되며 일본 경제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면서 "일본과 경합하는 한국 자동차, 철강 기업 등은 엔저가 지속할 것으로 보고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20년간 디플레이션과 저성장을 지속해 온 일본 경제가 빠른 성장세로 돌아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올해 1월 일본의 무역적자 규모는 1조6294억엔으로 비교가 가능한 1979년 1월 이래 최대치로 집계됐고, 지난해 7월부터 7개월 연속 적자행진이 계속되고 있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엔화 약세가 일본의 대외 경쟁력은 향상시켰지만 내수 기업은 아직도 소비 침체의 고충을 겪고 있어 우려가 높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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