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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농협 노사관계 파탄내는 농협중앙회

[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현재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이하 사무금융노조)과 경남 관내 20여개 지역농협은 지난달 2일부터 2013년 단체협약 갱신교섭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농협중앙회의 지배개입으로 인해 단체교섭은 교착상태로, 노사관계는 파탄에 빠져 있다.

이는 농협중앙회에서 진행한 2번의 노무교육과 합병진단협력팀에서 4월4일자로 시행한 제3자의 지배개입 문건으로 인해 노사간 신의성실에 입각해 체결해왔던 12년간의 단체협약을 무시하고, 노무사 고용을 통해 노동조합을 탄압하고 말살하려는 시도 때문이다.

이에 사무금융노조 등은 12일 서울 서대문 농협중앙회 본점에서 '농협중앙회의 지역농협 노사관계 불법적 개입 및 노동조합 탄압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농협중앙회의 지배개입과 노동조합 탄압은 이번만의 일이 아니다.

2007년 양재동 농협 하나로마트 부지 매각 대가로 3억원을 받은 정대근 농협중앙회장에 대한 퇴진 투쟁을 전개할 당시, 농협중앙회는 핵심지역 노조 간부가 소속되어 있는 농협에 지원된 무이자자금 전액 회수라는 방법으로 정당한 투쟁에 대한 치졸한 보복행위를 했다. 하지만 정대근 前 농협중앙회장 법정구속이라는 판결로 투쟁의 정당함이 입증됐다.

또 작년에는 농협중앙회가 업무직, 계약직, 기능직이 7급으로 환직하는 인사제도를 시행했지만, 노조에서 자체 조사한 결과 농협에서 근무한 경력을 인정하지 않을시 농협중앙회에서 시행하는 제도만으로는 최저임금법 위반에 해당됐다. 그로 인해 인사권이 있는 지역농협 조합장들이 무더기로 형사처벌을 면치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어 노사가 머리를 맞대어 경력가급(70%)이라는 슬기로운 해결책을 단체교섭에서 도출했다.

하지만 지역농협의 지도, 감독 기관인 농협중앙회는 자신들이 시행하는 제도가 엄청난 문제를 안고 있음을 인지하고 있지도 않았음은 물론, 이러한 해결책을 찾아낸 지역농협에 대해 농협중앙회의 지위를 남용해 합의를 파기하라고 지역농협을 종용·압박했다. 농협중앙회 직속 조합감사위원회에 진행한 지역농협 감사에서는 노사간 체결한 단체협약이 농협 내부규정에 위배되니 수정하라는 월권을 행사하기도 했다.

농협중앙회의 지배개입으로 인한 노동조합 탄압은 지난 4월4일 합병진단협력팀에서 시행한 문서로 인해 명백하게 나타났다.

시행한 문서 내용에는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부·울·경협동조합지부에서 진행하는 단체교섭이 위법이며, 이전에 노사 신의성실에 입각해 체결했던 모든 단체협약 및 관계가 모두 무효다'는 자의적 판단을 근거로 지역농협 노사 단체교섭에 개입하고 있다. 이러한 교섭 개입은 지역본부에서 조합장을 불러 교육하고 노무사를 기용해 노사관계를 파탄 나게 하는 등 여러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서진호 부산울산경남협동조합지부 지부장은 "농협중앙회의 위와 같은 행위는 명백한 지역농협 노사관계에 대한 지배개입이며, 불법적인 월권행위이다"며 "농협중앙회는 본연의 역할이 지역농협의 농정지도, 지원 사업에 국한한 것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더 이상 노조활동과 지역농협의 자율경영에 더 이상 개입하지 말고 권한에도 없는 노사관계에서는 제3자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농협중앙회는 더 이상 지역농협 노사관계를 파탄내고 노동조합을 탄압 말살하는 노력 할 것이 아니라, 신경분리의 과오를 인정하고 바로 잡는데 매진해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그는 "현재 진행하고 있는 인사제도는 인사이동시 개인의 동의가 필요한 법적제도를 무시한 불법적인 내용으로 이는 인사권을 무기로 노동조합을 말살하고 지역농협의 자율경영을 침해해 농협중앙회의 입맛대로 길들여 지주회사로 전환한 농협은행의 수탈에 대상으로 전락시키는 것이다"며 "하루 빨리 지역농협 및 노동자들의 현실을 직시하고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내용으로 정책을 수립하여야 할 것이다. 또 법적 책임도 지지 않을 거면서 지역농협 조합장의 뒤에 숨어 무분별하게 정책을 시행하여 조합장을 전과자로 만들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신경분리 완성과 올바른 협동조합 건설을 위해서는 지역농협 노동조합을 동반자로 인정하고 이후 진행되는 제도 개혁과 올바른 협동조합 건설위한 정책 결정에 모든 내용에 대해 같이 논의하고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사무금융노조 측은 요구가 이행되지 않을시 지역농협 노·사관계 파탄의 모든 책임은 농협중앙회와 결정자인 최원병 회장에게 있으며, 문제 해결을 위해 법적대응과 더불어 여러 형태의 투쟁 등으로 수위를 높여 최원병 회장이 자리에서 물러나는 투쟁을 전개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