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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NH농협·KB금융·BS금융 낙하산 인사 멈춰라

[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박근혜 정부 하에서 오히려 이명박 정부보다 더한 낙하산 인사가 판치고 있다. 과거 재무부 관료 출신들이 정권의 비호 아래 금융권을 장악하고 있다.

당초 박근혜 대통령이 낙하산 인사 근절을 약속했던 터라 내부 출신이 내정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NH농협금융지주, KB금융지주회장 자리에 모피아들이 내정됐고, 회장 인선 과정에서 금융당국의 외압이 작용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낙하산 인사 근절' 약속이 새빨간 거짓말로 드러난 것이다.
 
이제는 한 술 더 떠 지방은행에까지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 최근 금융당국이 BS금융지주 회장에게 사퇴압력을 넣었고, 이를 견디지 못한 이장호 회장이 결국 사퇴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는 '관치금융'으로 금융산업을 황폐화시켰던 이명박 정부도 하지 않았던 일이다. 낙하산 인사를 통한 금융권 장악이 이명박 정부보다 더했으면 더했지, 덜하지 않다는 반증이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묻는다. 낙하산 인사를 근절하겠다는 약속은 어디로 갔는가. 또한 모피아를 통한 관치금융이 박근혜 대통령이 그토록 강조했던 창조경제인가.
 
낙하산 인사를 통한 관치금융 하에서는 결코 창조경제를 꽃 피울 수 없다. 오히려 금융산업을 황폐화시키고, 국민경제에 돌이킬 수 없는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뿐이다. 과거 이명박 前 대통령의 측근으로 '금융권 4대 천황'이라 불렸던 낙하산 지주회장들이 우리나라 금융산업을 어떻게 황폐화시켰는지를 지난 5년이 증명하고 있다. 지난 5년에 이어 또다시 향후 5년 동안 금융산업의 암흑기를 맞이할 수는 없다.
 
우리나라 금융산업의 최대 리스크는 '관치금융'이며, 박근혜 정부가 이를 해소해 금융산업의 건전한 성장을 이끌어 갈 수 있기를 바라마지 않았다. 그 시작이 바로 낙하산 인사 근절이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는 출범 100일도 지나지 않아 관치금융 본색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정부가 원하는 인사를 위해 외압도 서슴지 않았다. 결국 전 정권과 달라진 것이 없는 현 정권의 폭력적 행태에 실망과 분노를 금하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