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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대출 금리 혼합형 중심으로 하락세

[재경일보 하석수 기자]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혼합형(고정+변동) 대출을 중심으로 떨어지고 있다.

하반기에도 저금리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팽배한 가운데 추가 하락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후보자의 지명도 금리 향방의 변수로 꼽힌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혼합형 대출의 특별판매에 돌입, 최근 해당 상품의 금리를 연 3.22~4.67%로 낮췄다.

올해 1월 초(5.13~5.53%)와 비교하면 최고금리는 0.86%포인트, 최저금리는 1.91%포인트 내린 것이다.

외환은행도 혼합형 대출 특판을 벌이면서 금리를 3.25~3.42%로 연초 대비 1.47~1.49%포인트 인하했다.

혼합형 대출은 고정금리에 변동금리 기능을 더해 통상적으로 5년간 고정금리가 적용되고, 이후 변동금리로 바뀐다. 금리는 고정형보다 낮고 변동형보다 높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은행마다 혼합형 대출의 시장점유율을 늘리는 경쟁이 붙어 번갈아가면서 특판을 하고 있다"며 "특판은 10월 말까지 진행된다"고 말했다.

은행들이 혼합형 주택대출 경쟁을 벌이는 배경에는 정부가 지난 2월에 내놓은 '가계부채 구조 개선 촉진 방안'이 있다.

금리 상승으로 이자 부담이 급증하는 것을 예방하려고 고정금리형 대출 비중을 올해 20%, 내년 25%, 2016년 30%, 2017년 40%로 늘리도록 했기 때문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현재 10% 후반대인 고정금리형 대출 비중이 20%를 맞출 때까지 특판을 계속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목표치를 맞추려고 일부 역마진을 감수하면서 금리를 내리고 있다"며 "정부 정책이 시중 금리의 왜곡을 가져온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일부 은행의 상품에선 혼합형 대출과 변동형 대출의 금리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농협은행은 혼합형 금리를 2%포인트 가까이 내린 탓에 변동형 대출(신규 코픽스 기준 6개월 변동) 금리보다 0.76~0.81% 포인트나 낮아졌다.

외환은행(0.44%포인트), 우리은행(0.02~0.42%포인트), 기업은행(0.03%포인트) 등도 혼합형과 변동형의 금리 역전이 발생했다.

혼합형 상품 판매를 늘리느라 변동형 대출 금리를 올리는 경우도 있다. 변동형 상품을 선택한 기존 대출자들의 상대적 불이익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농협은행의 변동대출 금리는 3.98~5.48%로 올해 초보다 0.30~0.70%포인트 올랐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도 변동대출 금리를 0.09%포인트와 0.04%포인트씩 올렸다.

미국이 예상대로 하반기에 '제로금리' 탈출에 시동을 걸 경우 시장 금리가 반등, 주택대출 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최근의 정부 경제정책과 한국은행 통화정책 기조에 비춰 하반기에도 낮은 수준의 주택대출 금리가 유지될 것으로 보는 견해도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성장론자로 분류되는 최경환 후보자의 경제부총리 지명을 이유로 단기적으로 금리가 더 내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놨다.

권영선 노무라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성장 친화적인 최 후보자가 내수•부동산 부양 쪽을 택할 가능성이 커 금리 인상이 지연될 확률이 높아졌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