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셀 차관보는 이날 미국 워싱턴DC 우드로윌슨센터에서 동아시아 재단(이사장 공로명) 주최로 열린 '한·미동맹의 위협요인 평가' 세미나에서 "미국은 한국이 주변국들과 강건한 관계를 만들려는 노력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시 주석의 방한과 관련해 미국 고위당국자가 공개적으로 반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러셀 차관보는 "한·중관계의 번영은 역내 모든 동맹국들에 안정과 통합의 힘이 되고 있으며 미국의 능동적인 역내 관여정책이 유익하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개인적으로 1990년대초 유엔에 근무할 때 한·중수교를 위한 초기 접촉을 촉진하는 작은 역할을 담당했다는 점에서 (시 주석의 방한이) 더욱 만족스럽다"며 "당시 옵서버 자격의 한국 외교관으로 나와있던 현 윤병세 외교장관과 함께 일을 했었다"고 설명했다.
한·일 관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러셀 차관보는 "이 같은 중국과의 관계개선과는 대조적으로 한·일관계는 악화돼있다"며 "하지만 양국은 모두 미국의 긴요한 동맹국들로서 시장경제와 민주주의의 가치를 공유하고 강력한 공통의 이해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한·일 양국간, 또 한·미·일 3자간 협력은 북한 핵문제 해결이나 한반도 비상사태에 대한 대응 차원 때문이 아니라 공통의 이해와 가치를 전세계적으로 증진한다는 차원에서 매우 긴요하다"고 강조했다.
러셀 차관보는 그러면서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지난 3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한·미·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났던 것은 중요한 이정표였다"며 "현재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 국장급에서 진행되는 한·일 양국간 대화는 매우 중요하며 사안의 민감성을 극복해내는 가치있는 수단"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한·일 양국 사이에는 어려운 작업이 남아있다"며 "이것은 어느 일방에 의해서만 이뤄질 수 없으며 신뢰가 무너질 때 더욱 어려워진다"고 지적했다.
러셀 차관보는 또 "미국의 대(對) 한반도 안보 약속은 확고하며 한·미 양국은 현존하고 점증하는 안보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준비태세와 상호운용성을 높이고자 지속적으로 협력하고 있다"며 "이것은 탄도미사일 방어(MD) 및 정보 감시·정찰능력과 관련된 투자분담을 포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러셀 차관보는 이어 "한·미 동맹은 북한 위협에 대처하는 지역차원의 방어적 동맹을 넘어서고 있다"고 강조하며 ▲동맹 비전의 확대 ▲국방협력의 현대화 ▲역내 도전요인 대처를 세가지 과제로 거론했다.
그는 특히 "한·미 군사관계의 핵심적 현대화를 이행해야 한다"며 "이는 장비와 훈련을 보강하고 상호운용성을 높이며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관련해 협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셀 차관보는 한국 정부의 대북접근에 대해 "북한의 적대적 수사와 추가도발 위협 속에서 박 대통령은 북한 핵문제를 방치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흔들림없는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2월 체결된 제9차 한·미 방위비분담 특별협정에 대해서는 "주한미군의 유지를 돕는 중요한 원천을 제공한다"며 "양국이 정치·경제적으로 한·미동맹을 지속 가능하게 만들고 현지에 적응할 수 있도록 헌신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