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일 코스피는 2002.21로 상반기를 마감했다. |
[재경일보 하석수 기자] 코스피 지수는 상반기 내내 박스권에 갇혀 답답한 행보를 보이는 가운데, 국내증권사들과 월가의 전망이 엇갈려 눈길을 끌고 있다.
◇ 국내 증권사 '장밋빛'
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한 달 이내 국내 증권사 3곳 이상이 목표주가를 제시한 165개 상장사의 목표주가 괴리율(현주가와 목표주가의 차이) 평균은 지난달 30일 기준 26%에 달했다.
괴리율이 가장 큰 종목은 67.76%의 괴리율을 나타낸 코라오홀딩스였다. 이 회사의 30일 종가는 2만2천950원이었지만 증권사들은 중장기적인 성장이 기대된다는 전망과 함께 목표주가를 3만8천500원으로 제시했다.
그 뒤를 한미약품(63.20%), 에스엠(56.54%), 이녹스(55.21%), 네패스(53.87%), 키움증권(52.93%), 한국가스공사(50.36%) 등이 이었다.
목표주가 괴리율이 30% 넘는 곳도 56개 종목으로 전체의 33%에 해당했다.
최근 지배구조 개편 이슈와 실적 우려라는 상반되는 이슈로 주가가 크게 오르고 내린 삼성전자의 괴리율은 31.34%였다.
삼성전자의 1일 종가는 131만원이었으나, 목표주가는 173만6천364원으로 나타났다. 2분기 실적 부진 등이 예상되며 증권사들이 목표주가를 잇달아 하향 조정했음에도 괴리율은 여전히 높은 편이었다.
물론 괴리율이 높다는 것 자체를 부정적으로만 볼 순 없다. 괴리율이 커진다는 것은 그만큼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목표주가가 현재 주가와 지나치게 벌어질 경우 투자자들을 오인하게 할 수 있으며 증권업계에 대한 신뢰도 저하될 수 있다.
증권업계 안팎에서는 실적과 목표주가에 대한 하향 요인이 생겨도 해당 기업과의 관계 등 때문에 소신껏 발언하지 못하는 분위기도 괴리율을 키우는 요인이라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증권사가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는 측면이 있는 건 사실"이라며 "주가를 정확히 맞출 수는 없지만, 괴리가 너무 크게 벌어질 경우 투자자와 시장의 신뢰를 잃을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월가, 전망치 속속 낮춰
외국 증권사들은 원화 강세 등으로 올해 말의 코스피 전망치를 속속 낮추고 있다.
블룸버그 조사에 의하면 증시 전략가들은 연말의 코스피 전망치를 지난해 12월에 비해 약 6% 낮춰 평균 2,210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 수치는 1일 마감치보다 여전히 10%가량 높은 수준이지만, 2011년 5월의 2,228.96에는 못 미친다.
골드만삭스의 권구훈 수석 한국 이코노미스트 겸 전략가는 "투자자가 신중한 쪽으로 돌아서고 있다"면서 원화 가치가 6년 사이 가장 높은 수준이며, 세계 성장 둔화로 수출 수요가 줄어었다고 설명했다.
또 기업 수익도 나빠져 올해 한국 정부 목표인 3.9% 성장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는 점도 지적했다.
골드만삭스는 연말 코스피 목표치를 앞서 2,350에서 2,200으로 낮췄다.
또 지난달에는 2012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한국 주식투자 견해도 '비중 확대'(overweight)에서 '시장 비중'(marketweight)으로 하향 조정했다.
노무라와 크레디트스위스도 연말 코스피 전망치를 8% 이상 하향 조정했다.
블룸버그 집계에 의하면 달러에 대한 원화 가치는 2분기 5.2% 상승해 비교 대상 31개국 통화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한국에는 이 기간에 56억 달러의 자금이 유입되면서 경상 흑자도 확대됐다.
이 와중에 3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은 지난달 12베이시스포인트(1bp=0.01%) 하락해 2.70%에 그쳤다. 수익률 하락은 그만큼 채권 가치가 뛰었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