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 대비 6.8%(연율환산 기준) 감소하자 일본 정부가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총리의 경제정책)에 대한 기대심리를 붙들어 두려고 애쓰는 모습이다.
GDP가 소비세율 인상(5→8%)이 경기에 미친 영향을 반영하는 지표인 탓이다.
아마리 아키라(甘利明) 경제재생담당상(장관)은 13일 "증세 뒤 2분기 침체는 '반동감'(反動減)의 범위 안"이라며 1분기
선(先)수요에 따른 일시적 경기 상승을 감안하면 이번 하락폭이 그리 놀라운 것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아마리 장관은 여름 이후 경기가 완만하게 회복할 것이라면서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빠르게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경기회복이 여의치 않으면 새로운 경제대책을 가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도 "상반기로 보면 작년 4분기에 비해 성장했다"며 "냉정하게 분석하고 제대로 대응해 경제를 성장궤도로 되돌려 놓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도쿄 증시의 닛케이 지수가 0.35% 상승한 15,213.63으로 마감된 것도 경기 하락폭이 시장의 예상범위 안이라는 방증이라고 일본 언론들은 분석했다.
또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내각부가 지난달 수정한 2014년도(2014년 4월∼2015년 3월) 실질 경제성장률 전망치인
1.2%를 달성하기가 어렵게 됐다고 전망하면서도 올해 3분기엔 전기대비 4.08% 성장할 것이라는 이코노미스트 42명의 전망치를
소개했다.
이 신문은 1997년 소비증세 이후 그해 말 아시아 통화위기가 불어 닥쳤던 것과 달리 현재 세계
경제는 완만한 회복을 계속하고 있어 일본 경제가 경기침체에 빠질 정도의 위험요인은 현 단계에서 보이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크다는
긍정적 전망도 소개했다.
하지만 낙관만 하기는 어렵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2분기 개인소비와 수출이 나란히 전분기 대비 하락하며 GDP 감소폭(6.8%)이 1차로 소비세를 인상(3→5%)했던 1997년 2분기보다(연율 3.5%) 컸다는 점은 심상치 않아 보인다는 것이다.
1997년 2분기만해도 수출이 4.2% 증가해 내수 침체를 보완하는 모양새였지만 이번에는 수출마저도 기대 수준을 밑돌았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 모두 올해 완만한 해외수요 성장이 경기를 견인하는 시나리오를 그렸지만 미국 경제의 회복이 계속되는 가운데 수출이 침체하는 상황은 향후 일본 경제에 그림자를 드리우는 것이라고 닛케이는 분석했다.
요미우리 신문도 "경기후퇴가 정말 일시적인지는 주의를 기울여 경제지표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향후 경기는 개인 소비가 얼마나 회복하느냐에 달렸다고 내다봤다.
결국 아베 총리가 연내에 결정해야 할 소비세율 추가인상(8→10%) 여부를 앞두고 3분기 경기가 어느 정도 회복하는지가 아베노믹스의 진로에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