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 업체 하이트진로가 부진을 겪고 있다. 낮은 실적으로 인해 최근 주가가 사상 최저가 수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올 들어 주가가 35% 하락했다. 2분기의 경우, 20%대 영업이익 감소가 있었다. 다수 증권사는 최근 하이트진로 3분기 실적과 관련, 컨센서스에 3-15% 하회할 것으로 봤었다.
증권사는 하이트진로의 일반 맥주 감소폭 확대를 언급하고 있다. 올 여름, 예년 기온을 크게 웃도는 폭염에 외부 활동이 줄고,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되면서 업소용 시장 의존도가 높은 일반 맥주 판매량이 전년동기 대비 두자릿수 이상으로 감소했을 것으로 전망됐다.
52시간 근무제 시행으로 유흥 시장 중심의 술 소비 감소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술 자리가 줄면서 업소용 수요가 주는 것이다. 이 때문에 주류 시장 부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반면 여가 시간 확대로 가정용 판매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하이트진로의 3분기 실적과 관련해 작년, 노조 파업에 따른 가수요 등에 따른 역기저 효과도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설명됐다. 수입 맥주시장의 성장이 지속되며 하이트진로의 일반 맥주 부문 부진이 큰 상황이다.
케이프투자증권 조미진 연구원은 "하이트진로는 이를 발포주(맥아 함량 10% 미만의 맥주) 필라이트와 수입 맥주로 상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그러나, 구조적 개선 없이는 의미 있는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국내 맥주 업계 점유율 1위 업체인 오비맥주가 이르면 올 해 말, 늦으면 내년 성수기에 발포주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라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맥아 함량은 9%, 도수는 4.5%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생산라인과 기술력은 이미 갖추고 있다.
업계 1위가 발포주를 내놓게 되는 것이고 때문에 관심도가 높을 수 밖에 없다. 시장 경쟁력을 위해 오비맥주가 가격에 무척 고민할 것은 분명하고 그렇게 되면, 발포주 시장 판도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 작년 4월 25일 출시 돼 발포주 시장에서 성장하고 있는 필라이트의 실적은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국내 맥주 시장에서 발포주는 작년, 점유율 3%를 차지했다. 올 해는 6%로 성장했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발포주는 여타 맥주에 비해 낮은 세율이 적용 돼 가격이 낮아 소비자들이 많이 찾고 있다. 주세법상 맥주의 주세는 72%가 적용되는 반면 발포주는 기타주류로 분류 돼 30%만 적용 받는다. 가격 경쟁력이 높을 수 밖에 없다.
3분기 실적과 관련, 하이트진로의 소주 부문은 지방 점유율은 확대되겠으나 기저 효과로 매출이 소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었다.
맥주 시장의 경쟁 심화는 하이트진로에게 앞으로도 실적 개선의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하이트진로 주가와 관련, "성장성이 없다"라는 말도 나왔다. 여기에 필라이트까지 어려워지는 상황이 나타나게 된다면, 하이트진로의 고민은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