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이 활발한 가운데, 개발사들의 이후 행보가 벌써부터 관심사가 되고 있다.
최근 화두에 오르고 있는 업체는 코로나19 치료제 렘데시비르(remdesivir) 제조사인 미국 길리어드 사이언스(Gilead Sciences)와 프랑스의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Sanofi), 국내에서는 GC녹십자다.
◆ 녹십자 "혈장치료제 전면 무상공급"
18일 GC녹십자는 올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코로나19 혈장치료제 'GC5131A'를 국내 환자들에게 무상으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제약회사가 코로나19 치료제의 전면 무상공급을 결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업계에서 이윤을 포기하는 정도의 발표는 있었지만, GC녹십자의 결정은 금전적 손해를 감내하겠다는 것이어서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코로나19 치료제 GC5131A는 코로나19 회복기 환자의 혈장(혈액의 액체 성분)에서 다양한 유효 면역 항체를 추출해서 만드는 의약품이다. 혈장 치료제는 가장 빠르게 투약 가능한 의약품으로 분류된다.
회사 측은 "혈장치료제 정부지원금을 제외한 개발부터 상용화 이후의 일체 비용을 자체 부담하고, 무상 공급분의 수량 제한이나 어떠한 전제 조건도 없다"고 밝혔다.
◆ 기대와 비판 한 몸에 받는 길리어드
렘데시비르는 코로나19 치료제로는 처음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긴급 사용을 승인받을 만큼 기대를 받고 있다.
렘데시비르 개발에는 7900만달러(약 973억원) 이상의 미국 정부의 자금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가운데 길리어드는 이 약의 '희귀의약품' 지정을 추진해 장기 마케팅 독점권을 노렸으나, 비판 여론에 부딪히자 이를 취소했다. 또 임상시험 초기 결과 평가가 엇갈리자 비축 물량을 정부에 기부하기로 했다.
길리어드 측이 이달 말까지 공급하는 약 14만명 분의 렘데시비르를 무상기부하기로 함에 따라, 이후 렘데시비르의 가격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임상경제평가연구소(ICER)는 개발비용 10억달러(약 1조2319억원)를 감안, 환자 1인당 4500달러(약 554만원)로 평가했다.
미국 증권가에서는 5000달러(약 616만원)에서 1만달러(약 1232만원) 사이를 예상하고 있으며, 렘데시비르의 내년 매출액을 20억달러(약 2조4648억원)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소비자 보호단체들은 대량생산과 판매량을 감안할 때 1달러로 책정해도 이익이 남을 것이라며 높은 가격을 책정하는 것에 반대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한편, 지난주 길리어드는 인도와 파키스탄의 제네릭 의약품(복제약) 제조업체 5곳과 통상 실시권 계약을 맺었다. 이 업체들은 북한 등 전 세계 127개국에서 렘데시비르 복제약을 생산·판매할 수 있게 됐다.
◆ 사노피, 백신 개발시 자국보다 미국에 먼저?
최근 프랑스의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Sanofi)의 폴 허드슨(Paul Hudson) 최고경영자(CEO)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시 미국에 우선 공급하겠다고 밝혔다가 거센 비판을 받았다.
최근 그는 미국의 미디어 그룹인 블룸버그(Bloomberg)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사노피의 백신 연구를 가장 먼저 후원했으므로 미국에 백신을 우선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에마뉘엘 마크롱(Emmanuel Macron) 프랑스 대통령을 비롯해 총리와 장관이 강한 유감을 표했다. 유럽연합(EU)도 백신의 공평한 사용을 주장하는 논평을 냈다.
지난달 사노피는 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코로나19 백신 공동개발에 나섰으며, 미국 보건부 산하 생물의약품첨단연구개발국(BARDA)이 이 프로젝트에 3000만달러(약 369억원)를 투자했다.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의 세계 코로나19 발생현황에 따르면, 유럽 지역 국가들의 코로나19 사망률이 가장 높다. 프랑스의 사망률은 19.7%에 이른다.
허드슨 CEO는 공평한 백신 공급을 약속했지만, 유럽 국가들도 미국과 같이 백신개발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