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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 개발 "올 가을~불가능"…에이즈와의 싸움 우려도

코로나19 치료제로 기대를 모았던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의 임상실험 실패 소식이 확산됨에 따라, 관련 업계에서는 실망감과 함께 백신에 대한 기대가 감지되고 있다.

WHO(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현재까지 보고된 코로나19 백신 개발 프로젝트는 70건에 이른다. WHO는 백신이 나와야만 코로나19 전파를 완전히 차단할 수 있다는 입장이며, 전문가들은 백신 개발에 최소한 1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 오는 9월 상용화 가능할까?

중국 인민해방군 연구진이 개발한 백신이 지난달 중순 우한에서 임상 1상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진 후, 이달 들어 세계 각국의 백신 개발 소식이 본격적으로 전해지기 시작했다.

중국군 연구진은 2014년 에볼라 백신을 개발했던 천웨이(陳薇) 군사의학연구원 소장이 이끌고 있으며, 1차 임상시험 결과를 이달말 발표할 예정이다. 일부에서는 중국군 측이 3개월 내 임상 3상을 끝낼 수 있다고 밝혔다는 소식이 돌고 있기도 하다.

지난 16일에는 미국 국립보건원(NIH) 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가 코로나19 백신 후보 약품 'mRNA-1273'을 4명에게 투여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미국 제약회사 모더나 테라퓨틱스(Moderna)와 NIAID는 2개월여만에 이 백신을 공동개발, 성인 남성 45명을 대상으로 임상 1상을 진행했다. 회사 측은 올 가을부터 비상 상황에서 일선 의료진에 한해 백신을 접종하고, 일반적인 경우는 내년 봄부터 접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WHO에 보고된 프로젝트 중 가장 진전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것은 중국 바이오기업 칸시노 바이올로직스와 베이징생물기술연구원이 공동 개발 중인 백신이다. 현재 의약품의 안전성 검증 및 투여 용량을 도출하는 임상 1상과 효능을 검증하는 2상이 동시에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의 바이오엔테크(BioNTech)는 지난 22일 백신 후보물질 'BNT162'의 임상시험을 승인받았으며, 첫 결과는 6월말에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 안에 대량 생산이 가능할 수 있다는 기대와 함께, 일반인 대상 백신 개발은 올해를 넘길 것이라는 판단이 상존하고 있다.

초기 대응실패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영국의 경우 지난 23일 백신 임상시험에 돌입했다. 정부는 후보 물질 'ChAdOx1'을 개발 중인 옥스포드대학 연구팀에 2000만 파운드(약 305억원)를 지원했다.

연구팀 측은 현재 백신 개발 가능성을 80%로 보고 있으며, 임상실험이 성공할 경우 이르면 9월 백신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 다만 연구팀과 정부는 백신의 대량 생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국내에서는 SK케미칼의 자회사 SK바이오사이언스와 GC녹십자가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와 협업을 통해 하반기 임상 1상을 진행할 예정이며, 이르면 내년 하반기 일반인 접종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업계에서는 모더나와 존슨앤존슨(JNJ) 등이 개발한 백신이 국내에 유통되는데도 1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에이즈
▲ 사진: UNAIDS

◆ 코로나19, 에이즈와 유사? 백신 개발 불가능할까

이달 중순 프랑스의 뤼크 몽타니에(Luc Montagnier) 박사가 코로나19가 인위적으로 만들어졌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소식을 접한 이들은 우려를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2008년 HIV(에이즈 바이러스)를 발견해 노벨 생리·의학상을 공동 수상했던 이 박사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해, 박쥐에서 나온 바이러스에 HIV 배열을 집어넣은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지난 1월말 인도 델리 대학교와 인도 공과대학교 연구팀은 코로나19의 유전정보가 HIV와 4곳이 닮았다는 연구결과를 공개했던바 있다. 다만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됨에 따라 논문은 철회됐다.

하지만 코로나19 치료제가 없는 가운데 미국 제약업체들은 중국 보건당국의 요청에 따라 HIV 치료제를 중국에 보냈다.

또한 2월 들어 국립중앙의료원 코로나19 중앙임상TF가 항바이러스제제로 HIV 치료제를 검토하기로 했다. 특히 명지병원에서는 애브비(Abbvie)의 에이즈(HIV) 치료제 칼레트라(kaletra, 성분명 lopinavir+ritonavir)를 투여받은 환자 2명이 퇴원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코로나19 1차 치료제로 칼레트라를 사용하고 있으며, 아산병원에서는 코로나19 치료제로 임상 2상(NCT04307693)을 진행 중이기도 하다.

코로나19가 중국 우한연구소에서 유출됐다는 음모론과 함께 에이즈 치료제의 코로나19 증상 개선효과가 알려지면서, 일부에서는 코로나19는 '비말로 전파 가능한 HIV'라는 표현까지 나온다. 코로나19와의 싸움은 결국 HIV와의 싸움이라는 것이다. 지난 12일에는 미국과 중국의 공동연구진이 코로나19가 HIV처럼 인체의 면역체계를 공격해 파괴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HIV와의 싸움은 30년이 넘도록 진전이 없는 상태다. 미국 정부는 1980년대 HIV 백신 개발을 예측했었고, 1997년 빌 클린턴(Bill Clinton) 미국 대통령은 10년 내 개발을 예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2월, 그동안 개발 성공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된 유일한 백신 후보 'HVTN 702'의 남아프리카공화국 임상시험도 실패로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