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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스쿨존 사고 18일…사건 전말 보니

경주 스쿨존 사고 18일…사건 전말 보니

경주 스쿨존 사고
경주 스쿨존 사고(자료사진)

경주 스쿨존 사고가 발생한지 17일이 지났지만 논란이 여전한 상황이다.

잠잠해지는 듯 했던 논란은 앞서 10일 방송된 MBC '실화탐사대'의 분석으로 인해 다시 거세지고 있는 모양새다.

방송에서 류종익 교통사고분석감정사는 CCTV 영상을 분석하며, 운전자가 핸들 조향을 해서 아이에게 위협 또는 근접을 하려고 하는 목적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여우사냥'과 보복운전이 결합된 형태의 사고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영국에서 2005년까지 합법적으로 유행했던 여우 사냥은 여우를 틀에서 풀어준 후, 말을 타고 사냥개들과 함께 추격해 죽이는 스포츠다.

사고 현장에 함께 있던 목격자의 증언도 공개됐다. 목격자는 사고 당시 아이는 앉아서 울고 있었으며, 운전자는 '왜 도망을 갔냐', '왜 내 애를 때렸냐'고 계속 아이를 다그쳤다고 전했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사고의 고의성이다. 사고 운전자는 고의성이 없었다는 입장이지만, 사고를 당한 초등학생의 가족은 고의로 사고를 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고는 지난달 25일 오후 1시40분경 경북 경주 동천동 한 초등학교 인근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SUV 차량이 초등학생 A군(9)이 탄 자전거를 들이받으면서 일어났다.

A군은 다리를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며, A군의 가족은 "A군이 놀이터에서 운전자의 자녀와 다퉜는데, 운전자가 우리 애를 때리고 사과를 하지 않는다며 쫓아왔다"고 주장했다.

고의 사고 논란이 일어남에 따라, 경주경찰서는 교통범죄수사팀과 형사팀으로 합동수사팀을 꾸려 수사에 나섰다.

이번 사고에 대한 변호사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교통사고 전문 변호사로 알려져 있는 한문철 변호사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인 '한문철 TV'에서 "운전자의 마음이 너무 급해 일어났던 사고로 보여지며, 고의성은 보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자신의 자녀와 다투고 간 A군을 세워서 따지기 위해 급하게 운전하다가 사고를 냈다는 것이다.

한 변호사는 이번 사고는 고의범죄에 해당하는 특수상해죄보다는 실수, 업무과실로 인한 사고인 민식이법 적용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반면, 유튜브 채널 '로이어프렌즈'에 출연한 현직 변호사들은 과실이 아니라 고의로 사고를 일으켰을 수 있기 때문에 민식이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들은 공개된 사고 CCTV 영상에 대해 "충격 후 브레이크가 아닌 엑셀을 밟은 것으로 보여 과실보다는 고의쪽으로 갈 수 있다"고 했다.

고의로 판명될 경우 특수상해로 인정될 수 있으며, 이 경우 벌금형 없이 징역형만 규정된다. 반면 민식이법이 적용되면 징역형 또는 벌금형을 받을 수 있어, 처벌 수위는 낮아질 수 있다.

이에 따라 경찰 측은 민식이법 위반 여부와 고의성 등을 조사하고 있으며, 지난 2일에 이어 9일 사고 2차 현장검증을 진행했다.

경주경찰서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은 사고 현장에서 운전자를 불러 사고 상황을 재현했다. 또 장비를 동원해 운전자가 사고를 당한 초등학생과 자전거를 인식할 수 있었는지 조사했다.

운전자는 지난 2일 첫 현장 검증 때와 마찬가지로 고의성을 부인했으며, 경찰은 국과수 분석 결과가 나오면 추가 소환 여부를 검토한 뒤 적용 법률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