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싼샤댐 붕괴 위험 지속
세계 최대 콘크리트 중력댐인 중국 싼샤(三峽)댐 붕괴 위험에 대한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22일 중국 관련 매체들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후 2시 싼샤댐의 수위는 163.85m에서 164.4m로 올랐다. 지난 2006년 쌴샤댐 완공 이후 가장 높은 수위를 기록했다.
싼샤댐을 관리하는 싼샤그룹에 따르면, 185m 높이 댐의 홍수 조절 수위는 145m에서 최고 175m다. 현재 싼샤댐의 수위는 최고 수위인 175m까지 10m 가량만을 남겨둔 상태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싼샤댐은 지난달말 올해 들어 처음으로 문을 열고 방류에 나서며 147m의 수위를 유지하고자 했지만, 폭우가 계속되면서 수위는 20여일만에 20m 가까이 치솟았다. 지난 19일의 경우 초당 물 유입량은 6만1000㎥에 달했다.
싼샤댐은 창장(長江·양쯔강) 상류에서 밀려오는 물로부터 중·하류 지역에 있는 안후이(安徽)성 등의 지역을 보호해야 하는 상황으로, 물 유입량보다 적은 양의 물을 내보냄에 따라 수위가 오를 수 밖에 없다. 창장의 홍수 여파는 이달 말에서 내달 상순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다, 앞으로 창장 상류에 다시 홍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예상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부터 계속되는 폭우로 윈난성, 구이저우성, 광시좡족자치구, 후베이성, 장시성, 안후이성 등 중국 창장 일대의 광범위한 지역에서 홍수 피해가 계속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창장 상류 지역과 중·하류 지역을 두고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하는 위기에 놓여있다.
안후이성 등 창장 중·하류 지역은 이미 홍수 피해가 극심한 상태다. 지난 19일 안후이성 당국은 하류 대도시가 물에 잠기는 것을 막기 위해, 창장의 지류인 추허강 농촌 지역의 댐을 폭파하면서까지 수위를 낮춰야 했다. 댐을 폭파하는 방식은 4150명이 사망하고 2억명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했던 1998년 대홍수 이후 처음이다.
지난 13일 중국 정부가 발표한 홍수 피해 중간 집계에 따르면, 중국 31개 성·자치구·직할시 중 27곳이 홍수 피해를 입고 있다. 141명의 사망·실종자와 이재민 3873만명이 발생했으며, 경제적 손실도 860억 위안(약 15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싼샤댐이 창장 상류에서 오는 물을 더 가둘 수 있다며 사회적인 우려를 잠재우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정작 현재 싼샤댐 자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양상이다.
싼샤댐은 지난 1994년 착공 전부터 댐으로 인한 모래언덕 퇴적으로 홍수를 조장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반대에 부딪혔다. 또 건설 중에는 수몰 지구의 주민이 100만명 넘게 강제 이주해야 했고, 당시 총리인 리펑(李鵬)과 관료에 의한 부패가 적발되는 등 부실공사 논란이 일었다.
댐 주변의 지질환경 피해와 함께, 총저수량 393t의 싼샤댐이 엄청난 무게로 지반을 눌러 지진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쌴샤댐이 휘어진 것처럼 보이는 구글 위성사진이 공개돼 중국 당국이 해명에 나섰고, 올해도 싼샤댐이 변형됐다는 우려가 퍼지고 홍콩과 대만 언론이 이를 보도하기도 했다.
현재 싼샤댐이 붕괴될 경우 4억명의 이재민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안후이(安徽), 장시(江西), 저장(浙江)성 등 곡창지대와 함께, 2만개 이상의 외국계 기업이 몰려있는 상하이시가 수몰돼 경제적 타격도 가늠할 수 없다는 우려도 있다.
이미 중국에서는 문화대혁명 시기인 1975년 8월 허난(河南)성의 반차오(板橋)댐이 무너진 전례가 있다. 이로 인해 당시 23만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쌴샤댐을 관리 중인 싼샤그룹 측은 댐 변형 및 붕괴 우려에 대해 '유언비어'라며 적극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쌴샤댐의 최고 수위와 관련해서는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