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증시는 10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조기 긴축에 대한 우려가 가라앉으면서 1% 이상 상승했다.
코스피는 전장보다 52.10포인트(1.63%) 급등한 3249.30에 장을 마쳤다.
지난달 20일 기록한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 3220.70을 약 3주 만에 갈아치웠다. 또 장중 한때 3255.90까지 올라 역대 장중 신고가 3266.23에도 바짝 다가섰다.
삼성증권은 "지난 금요일 발표된 미국 비농업 취업자 수가 시장의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며 "그러나 부진한 고용지표로 인해 연준의 조기 긴축 우려가 완화되면서 미국 증시는 상승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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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급등은 기관과 외국인이 이끌었다.
기관이 4거래일 연속 순매수하며 9668억원어치를 사들였고, 외국인도 9거래일만에 순매수에 나서며 2384억원어치를 사들였다. 반면 개인은 차익 실현에 나서며 1조1919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업종별로 보면 보험과 의료정밀을 제외한 전 업종이 상승했다. 증권 업종이 4.2%로 가장 크게 올랐고, 운수창고와 섬유/의복이 그 뒤를 이었다.
주요 종목 중에선 삼성전자(+1.6%), 현대차(+2.5%), 엔씨소프트(+5.8%), 휠라홀딩스(+13.2%)가 상승했다. 반면, SK이노베이션(-1.6%)과 삼성생명(-1.2%)은 약세였다.
삼성전자는 사흘 만에 반등했고, 현대차와 기아가 2%대 강세를 나타냈다. 엔씨소프트는 1분기 어닝 쇼크에도 불구하고 5%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삼성증권은 "그간 부진했던 IT와 자동차 대형주의 강세가 돋보였다"며 "증권주의 약진과 경제활동 재개 수혜주의 상승 또한 특징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류, 항공, 백화점, 그리고 화장품 기업들이 동반 상승했다"고 덧붙였다.
◆ 미국 고용 쇼크가 증시 상승 재료로
지난주까지 이어진 공매도 재개에 대한 경계감이 다소 풀린 가운데 이날 주가 강세를 이끈 재료는 예상치 못한 미국의 '고용 쇼크'였다.
미국 고용이 개선되면 연방준비제도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시기가 앞당겨질 것이라는 전망이 팽배했었지만 고용 지표가 기대를 밑돌자 달러 가치는 급락했다.
즉 미국 고용 지표 부진으로 긴축 우려가 줄고 부양책 기대는 유지되는 가운데 결정적으로 달러 약세가 국내 증시에 호재로 작용했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코스피 최고치 경신의 핵심은 미국의 고용 쇼크"라며 "고용 쇼크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달러 약세를 유발했고 이는 신흥시장 랠리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고용 쇼크가 불러온 예상치 못한 '나비효과'"라며 "경제지표 쇼크는 통상 금융시장에 악재로 인식되나 미국 고용 쇼크는 글로벌 금융시장에 호재로 반영돼 단기채 금리와 달러화 가치가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 코스닥 1000선 근접, 아시아 증시 혼조
코스닥지수도 전날보다 14.50포인트(1.48%) 오른 992.80에 마감하며, 1,000선 회복에 다가섰다.
코스닥지수는 공매도 재개를 앞둔 지난달 28일 1,000선 아래(998.27)로 떨어진 바 있다.
아시아 주요국 증시는 혼조세다.
중국 상해 종합 지수는 3427.99로 전 거래일보다 9.12포인트(+0.27%) 올랐고 일본 니케이 225는 2만9518.34로 전장 보다 160.52포인트(+0.55%) 상승했다.
대만 가권 지수는 1만7235.61으로 49.39포인트(-0.29%)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