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우리나라 국익을 더 확보할 수 있는 후보로 꼽혔다.
26일 재경일보가 여론조사기관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지난 25일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가에 더 유리한 외교정책을 수행할 것 같은 후보'를 묻는 질문에 42.1%가 윤 후보를 택했다.
같은 질문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37.4%,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9.9%, 허경영 국가형명당 대선 후보 3.2% 순이었다.
윤 후보의 한미동맹 강화를 앞세운 당당한 외교 공약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미중 패권경쟁에서 미국과 협력을 강화하는 정책을 분명히 할 경우 중국의 반발이 우려된다는 지적도 있다.
◆ 미중 패권경쟁 더욱 심화될 것…실익 확보해야
지난해 미국과 중국은 무역분쟁 등으로 치열하게 대립했다. 양국은 오는 10~11월 미국 중간선거와 중국 공산당대회를 앞두고 있어 올해 패권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동맹국에 대중국 견제 동참을 요구해온 미국은 대중국 견제 강화 및 공급망 디커플링(탈동조화)를 위해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를 핵심 정책으로 내세웠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미동맹이 안보의 근간인 만큼 선택의 여지가 많지 않다.
하지만 중국은 우리나라 연간 수출의 25%를 받는 나라다. 우리나라 경제는 수출 의존도가 70% 이상이다보니 커져가는 반중 정서에도 국익을 외면할 수는 없는 입장이다.
한반도를 둘러싼 신냉전 양상이 전개됨에 따라 국제 사회는 미중 양국이 올해 악화일로를 걸을지 안정화 국면으로 들어갈지 지켜보고 있다.
경제계에서는 우리나라가 미국 중심의 공급망 구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실익을 확보하고,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국내 기업의 잠재적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윤석열 후보는 '경제는 중국, 안보는 미국'이라는 외교기조는 더이상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과의 '포괄적 전략동맹'을 강화함으로써 신기술, 글로벌 공급망, 우주, 사이버, 원자로 등 새로운 분야 협력을 확대해 나간다는 접근이다. 또 경제안보 외교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핵심 전략물자의 공급망 다변화와 안전망을 구축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중국과 일정 수준의 협력을 유지·발전시키는 것 또한 불가피하다고 보고, 존중과 협력에 기초한 대중 외교를 구현하겠다고 공약했다. 경제, 공중보건, 기후변화, 미세먼지, 문화교류 등을 중심으로 한중협력을 확대하고 심화하겠다는 것이다.
이재명 후보 측은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미국과 중국이 우리와의 협력을 선택하도록 만드는 것이 유능한 외교라는 것이다.
최근 이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의 위성락 실용외교위원장은 "한국은 정체성과 가치에 기초해 자신의 정책을 설정해야 한다"며 "그 방향은 미국과 동맹 관계에 단단히 기초하면서도 이웃인 중국과 파트너십을 진전시키는 것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그는 "이 후보가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고 한미동맹이 안보 동맹을 넘어 전염병 대유행, 경제 안보, 신기술 등 포괄적 파트너십으로 확장될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고 했다.
두 후보 사이에는 미국의 대중국 견제 기조 속 한미 경제동맹의 중요성에 대한 원칙적 공감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안철수 후보는 미중 갈등의 본질을 과학기술 패권 전쟁이라고 보고, 절대적인 다섯 가지 초격차 기술 확보로 세계를 제패한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디스플레이, 2차전지, 차세대 원전(SMR), 수소에너지, 바이오산업 등 다섯 가지 분야에서 삼성전자와 같은 글로벌 선도기업을 육성하겠다고 했다.
◆ 어떻게 조사했나
여론조사공정(주)이 재경일보 의뢰를 받아 지난 25일 하루동안 전화통화(무선 100%)로 의견을 물었다. 전국에 거주하는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이 조사에 참여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은 8.6%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