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가운데 인도가 인도양의 이웃 섬나라 몰디브 끌어안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도 총리실은 2일 밤(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몰디브의 인프라 프로젝트를 지원하기 위해 1억달러(약 1300억원) 규모의 신용 대출 한도(마이너스 통장과 비슷한 개념)를 신규로 제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런 지원안은 이날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자국을 방문 중인 이브라힘 모하메드 솔리 몰디브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후 발표됐다.
두 정상은 이와 함께 몰디브 수도 말레와 주변 3개 섬을 다리와 둑길 등으로 연결하는 프로젝트 관련 화상 행사에도 참여했다.
이 프로젝트는 인도가 지원한 5억달러(약 6500억원)로 진행되고 있다.
모디 총리와 솔리 대통령은 또 재난 대응, 사이버 안보 등과 관련해서도 6건의 협약 또는 업무협약(MOU)에 서명했다.
▲인도, 몰디브와 관계개선…중국 영향력 견제
인도는 2018년 11월 솔리 대통령이 집권하자 몰디브와 관계 개선에 각별하게 공을 들이고 있다.
몰디브는 인도와 전통적으로 혈맹에 가까운 우방이었으나 전임 압둘라 야민 대통령이 친중 정책을 펼치면서 관계가 다소 멀어진 상태였기 때문이다.
몰디브는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와 관련해 거액을 빌린 바람에 엄청난 빚에 시달려왔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까지 터지면서 관광 의존도가 높은 몰디브 경제가 크게 흔들렸다.
이에 인도는 최근 여러 차례 몰디브에 자금 지원을 했고 코로나19 백신도 무상으로 제공, 중국 영향력 축소를 위해 안간힘을 썼다.
모디 총리는 전날 회담에서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양국의 협력은 더욱 강화됐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국은 지난 몇 년간 인도 주변 남아시아 항구 등을 잇달아 개발하는 이른바 '진주 목걸이' 전략으로 인도의 신경을 자극해왔다.
양국은 2020년에는 5월 판공호 난투극, 6월 갈완 계곡 '몽둥이 충돌' 등 국경 분쟁지인 라다크 인근 지역에서 잇따라 충돌하면서 갈등이 깊어진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