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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와 10년 계약 체결

마이크로소프트사는 "콜 오브 듀티" 및 기타 액티비전 게임을 엔비디아의 게임 플랫폼으로 10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다만, 마이크로소프트가 경쟁이 치열한 액티비전을 690억 달러에 인수하는 계획이 허용된다는 전제 조건 하에서 가능할 것이라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엑스박스(Xbox)라는 비디오 게임 콘솔을 개발 및 판매사이기도 한 마이크로소프트는 게임 제작사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계획을 2022년 초에 발표했다.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콜 오브 듀티",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오버워치"와 같은 인기 있는 비디오 게임을 개발하고 출시하는 선두적인 회사다. 이 인수 계획은 현재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기 위한 검토 과정을 거치고 있다.

규제 당국과 소니 같은 경쟁 업체들은 마이크로소프트와 액티비전 합병 계획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지배력이 커질 우려가 있어 강력히 반대해 왔다.

그러나 엔비디아와의 계약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사 게임을 엔비디아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 지포스 나우(GeForce NOW)를 통해 제공해 게임 콘솔을 보유하지 않는 사용자들도 마이크로소프트의 게임을 쉽게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대안이 됐다.

21일 뉴스 컨퍼런스에서 마이크로소프트 브래드 스미스 사장은 엔비디아와의 계약과 닌텐도와의 유사한 계약 이후 액티비전 인수를 더욱 낙관한다고 말했다.

엔비디아 지포스 나우 부문 부사장이자 총괄 매니저 필 아이슬러는 "콜 오브 듀티"와 같은 게임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액티비전을 인수하지 않는 한 엔비디아의 서비스에서 이용할 수 없지만, "마인크래프트"와 같은 다른 마이크로소프트 소유의 게임은 10년 라이선스 계약 하에 즉시 이용 가능하다고 말했다.

아이슬러 부사장은 마이크로소프트-액티비전 계약에 대해 "처음에는 약간 우려했지만 마이크로소프트에 연락을 취하자 마이크로소프트는 클라우드 게임을 활성화하고 10년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하고자 했다"라고 말했다.

아이슬러 부사장은 엔비디아가 포트나이트(Fortnite) 제작사인 에픽게임즈(Epic Games)와 같은 다른 게임 회사와 맺은 약정과 동일하게 마이크로소프트에 게임 타이틀에 대한 접근료를 지불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 엔비디아의 2,500만 고객들은 엔비디아의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에 대한 액세스 비용을 엔비디아에 지불하고, 마이크로소프트의 게임을 이용하기 위해서 마이크로소트에게 게임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21일 오후 시장이 전체적으로 하락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주식은 2.2%, 엔비디아는 2.8%, 액티비전은 0.6% 하락했다.

이번 계약은 마이크로소프트와 엔비디아의 협력을 강화시켰다. 하지만 최근 미국 및 유럽의 규제 당국이 마이크로소프트와 액티비전의 인수 합병을 더욱 엄격하게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이에 이번 계약 및 인수 합병에 대한 불확실성을 느낀 투자자들로 인해 주가가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로소프트
[AP/연합뉴스 제공]

유럽 당국은 이달 초 마이크로소프트에 이 거래에 대한 경고를 내놓았으며, 미국 연방거래위원회는 이 거래를 막기 위해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또한 이달 초 영국은 이 인수합병이 엑스박스와 플레이스테이션 간의 경쟁을 약화시켜 수백만 명의 게이머들에게 더 높은 가격, 더 적은 선택권, 더 적은 혁신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클라우드 게임 분야에서의 경쟁을 억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영국의 경쟁 당국은 인수합병이 승인되면 "콜 오브 듀티"와 같은 게임의 시장 지배력이 증가할 것이므로 이 게임을 다른 기업이나 더 많은 기업들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매각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마이크로소소프트 스미스 대표는 경쟁 업체인 소니 그룹이 마이크로소프트가 엔비디아와 맺은 유형의 계약을 고려할 것을 바란다고 말했다.

소니는 "마이크로소프트-액티비전 합병은 경쟁을 악화시키고 게임 산업과 게임 사용자에게 해로운 것"이라고 지난해 입장을 발표했다.

또한 소니와 엔비디아 외 구글을 비롯한 다른 기업들도 언론 보도에 따르면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ederal Trade Commission,FTC)에 합병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에서 "콜 오브 듀티"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번 거래는 출시 이후 거의 20년이 지난 지금도 1인칭 슈팅 게임 시리즈의 인기가 낮아지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으며, 최근 버전은 출시 10일만에 1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 거래가 "콜 오브 듀티" 이상의 것이라고 말하며 이 거래는 "오버워치"와 "캔디 크러쉬"도 만드는 회사를 인수함으로써, 콘솔뿐만 아니라 모바일, PC, 클라우드 게임에서 텐센트 및 소니와 경쟁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