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25일(현지시간) 70주년을 맞은 한미 동맹에 대해 "그 범위와 중요성이 날로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 70주년(10월 1일)을 앞두고 이날 워싱턴DC에서 국제교류재단(KF)과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개최한 한미전략포럼에 참석, 기조연설을 통해 "70년간 한미관계는 핵심(key) 안보동맹에서 필수(vital) 글로벌 파트너십으로 성장했다"고 평가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한미관계를 "매우 긴밀한 인적·경제적 관계, 그리고 우리가 공유하는 세계를 위한 민주적 가치 비전에 대한 증거"라고 규정하면서 "우리 국민과 인도·태평양, 전 세계를 위한 중요한 우선순위에서 우리는 한국과 파트너십 속에서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안보로 시작해 모든 방면에서 파트너십을 강화했다"고 말한 뒤 한국어로 '같이 갑시다'라고 언급하면서 "한미 동맹은 '같이 갑시다'라는 공동 정신에 기반한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오늘날까지 굳건하게 유지됐다"고 자평했다.
블링컨 장관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에 대해 "다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안을 위반한 것이며 한반도와 그 너머의 안정을 훼손하고 있다"면서 "북한의 도발적 행동에 대한 확장억제를 포함해 상호 방위에 대한 공약은 철통같다"고 강조했다.
그는 "김정은의 이번 달 러시아 방문으로 북한이 안보에 대한 광범위한 위협이 되고 있다는 것이 분명하게 드러났다"면서 "북러 군사협력은 세계 평화와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러 관계에 대해 "위험한 양방향의 관계"라면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략을 위해 물자 공급을 필사적으로 구하고 있으며, 북한은 미사일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진전시키기 위한 지원을 찾고 있다"고 진단했다.
블링컨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의 4월 국빈 방미 때 서명한 '워싱턴 선언'과 관련, "40년만에 전략핵 잠수함이 부산에 기항했다"면서 "수개월 만에 우리는 선언을 구체적 행동으로 옮기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지난달 개최된 한미일 캠프데이비드 정상회의에 대해서는 "우리는 역사적이라는 말을 느슨하게 사용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것은 그 단어의 정의에 정말로 부합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의 실시간 공유체계 구축 등 3국 정상회의에서 합의된 사항을 열거한 뒤 "실패한 북한의 2차 위성 발사 시도에 대응해 우리는 이미 3국간 협력 강화를 입증할 기회가 있었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안보 동맹이 필수적이지만 그것만이 양국 관계를 중요하게 만드는 유일한 요소는 아니다"라면서 "우리는 경제적 파트너십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SK실트론, 한화큐셀 등의 대미 투자 사례를 거론하면서 "지난 2년간에만 한국 기업들은 1천억 달러 이상을 미국에 투자해 혁신을 주도하고 미국과 한국인 근로자를 위한 좋은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양국간 이런 투자는 우리의 핵심적인 공급망을 강화하고 신뢰할 수 없는 공급자에 대한 우리의 의존을 줄인다"고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은 "기술과 혁신은 양국 경제력의 토대"라고 말한 뒤 한미간 과학기술 분야 등에 대한 협력을 언급하면서 "우리는 글로벌 도전 과제에 대응하기 위해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한국의 지원, 국제 다자개발은행 개혁 협력 등을 거론하면서 "내년에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으로 활동하는 한국이 유엔 헌장을 수호하기 위해 낼 강력한 목소리를 기대한다"면서 "이것은 코리아란 브랜드에 있어 특별한 순간"이라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여러분이 보는 것은 다음 세대의 파트너십을 위해 한미간 공유하는 특별한 야망(ambition)"이라면서 "지난 몇년간 우리는 비전을 실현하는데 큰 진전을 이뤘으며, 우리는 미래에, 향후 정부에서도 계속될 수 있도록 협력을 제도화하기 위한 조치를 우선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그는 넷플릭스에서 한국 프로그램이 인기 목록에 있다는 점 등도 언급하면서 한국의 대중문화를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