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헬기 추락 사고에 대한 원인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4일 소방 당국에 따르면, 3일 경기 포천시 소흘읍 고모저수지에 헬기가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헬기의 기장은 기체 내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헬기 기장 A(67)씨는 조종 경력 40여년의 베테랑이었다. 그는 군에서 조종사 생활을 시작했으며 전역 후에는 산림청 항공본부에서 조종사로 활동했다. 산림청 퇴직 후에는 4∼5년 정도 민간 항공 업체에서 헬기를 몰았으며, 홍익항공이 올해부터 포천시와 계약해 봄철에도 포천에서 산불 대응 헬기를 몰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A씨는 산불 진화에 사용할 물을 강이나 저수지 등에서 수집하는 담수 작업 테스트를 위해 홍익항공 소속 AS-350(6인승) 기종 헬기를 몰고 김포공항에서 포천으로 이동했다.
업체 계획으로는 이날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동승자와 함께 담수 테스트 운행을 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A씨는 동승자를 만나기 전 담수용 바스켓을 연결한 후 단독으로 헬기를 몰고 저수지로 향했고 이후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가 혼자서 담수 테스트를 진행한 경위는 추가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한편, 포천 저수지에 추락한 헬기는 43년 된 노후 기종인 것으로 파악됐다. 헬기는 1980년 10월 프랑스에서 제작됐으며, 홍익항공은 이 헬기를 중고로 매입했다.
이 헬기는 지난 3월 15일 강원도 영월군에서 추락한 헬기와 같은 기종이다. 또 지난 2011년 강원도 강릉시 산불예방 훈련 중 추락한 산림청 소속 헬기와도 동일한 기종이기도 하다.
포천시는 이 헬기를 가을 산불 발생에 대비해 4일부터 12월 26일까지 임차했다. 헬기는 4일부터 현장 투입에 앞서 항공사 측의 자체 장비 사전 점검 차원에서 운항하다 사고가 난 것으로 조사됐다.
헬기 사고에 대한 정확한 사고 원인은 국토교통부 항공·철도 사고 조사위원회가 전담해 조사한다. 사고 원인 분석은 기체 상태와 블랙박스 등을 정밀 조사해야 알 수 있으며, 통상 1년 이상 걸린다. A씨의 시신 부검은 5일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