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SM엔터테인먼트 주가 조작 사건과 관련해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법인 등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소환 조사를 받은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는 이번 검찰 송치 대상에서 빠지면서 이후 신병 처리 방향에 관심이 쏠린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금감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26일 구속된 카카오 배재현 투자총괄대표를 비롯해 투자전략실장 A씨,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전략투자부문장 B씨 등 3명과 카카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특사경에 따르면 배 투자총괄대표 등은 지난 2월 SM엔터 경영권 인수전 경쟁 상대인 하이브[352820]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사모펀드 운용사인 원아시아파트너스와 공모해 2천400여억원을 투입, SM엔터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 가격 이상으로 끌어올린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고가 매수 주문, 종가 관여 주문 등 전형적인 시세조종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이 과정에서 금융당국에 주식 대량 보유 보고도 하지 않은 혐의도 있다.
특사경은 "이들의 범행은 내외부의 통제를 받지 않는 비공식적인 의사 결정 절차로 진행됐다"며 "법무법인 등을 통해 범행 수법이나 은폐 방법을 자문받는 등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위반 행위 방지를 위한 내부통제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특사경은 이들의 행위가 공정한 증권 거래와 기업 지배권 경쟁을 위한 자본시장법의 핵심 제도인 불공정거래 규제, 공개매수제도, 대량보유보고의무('5% 룰)' 등을 형해화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주가 급등락 과정에서 일반투자자들의 합리적 투자 판단을 저해해 손해를 끼친 것은 물론, 인수 경쟁에서 '불법과 반칙'이 승리한다는 잘못된 선례를 남길 수 있다"며 "금융전문가그룹, 법률전문가그룹까지 조직적으로 가담한 사건으로 자본시장의 근간을 해치는 중대한 범죄"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추후 법원에서 카카오 법인의 유죄가 확정되면 카카오의 카카오뱅크[323410] 대주주 적격성에도 문제가 생긴다.
이 경우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보유 지분(27.17%) 중 10%만 남기고 나머지를 모두 처분해야 한다.
특사경은 이번 5명을 '우선 송치'한 것이라며 나머지 피의자들에 대해서도 추가 송치를 예고했다.
따라서 지난 24일 소환 조사를 받은 김범수 창업자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 여부 등 추가 사건 처리 수위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특사경은 "나머지 피의자들에 대한 시세조종 공모 정황이 확인됨에 따라 법과 원칙에 따라 신속하게 수사하여 추가 송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SM엔터테인먼트 인수를 놓고 카카오와 경쟁을 벌였던 하이브가 "(공개매수 때) 비정상적 매입 행위가 발생했다"며 조사를 요청하는 진정서를 제출받은 뒤 조사·수사를 이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