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의료 인프라 붕괴 위기를 막기 위해 정부가 연간 3천억원을 투입해 분만 수가(의료행위에 대한 대가)와 소아 진료 수가를 대폭 인상한다.
산부인과 폐업과 분만 기피를 막고자 분만 진료는 '지역수가', '안전수가', '응급분만수가' 등 각종 수가를 도입해 기존보다 최대 4배 이상 많은 보상을 지급한다.
소아과 부족으로 인한 '소아과 오픈런' 등을 막고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의 초진 시 '정책가산금'도 지원한다.
보건복지부는 26일 제21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를 열어 이러한 내용의 소아·분만 수가 개선 방안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산부인과 폐업과 분만 기피를 막고 지역사회의 분만 기반 유지를 위해 연간 2600억여원을 투입, '지역수가'와 '안전정책수가' 등을 도입한다.
농어촌 지역의 분만 인프라 붕괴 등 지역 의료 불균형 해소를 위해 특별·광역시 등 대도시를 제외한 전 지역 의료기관에 분만 건당 '지역수가' 55만원을 보상한다.
지역별로 수가를 다르게 적용하는 전국 단위 지원체계가 마련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안전한 분만 환경을 조성하고자 산부인과 전문의가 상근하고 분만실을 보유한 의료기관에 '안전정책수가'를 도입, 분만 건당 55만원을 추가로 보상한다.
이로써 분만 건당 보상이 기존에 비해 55만∼110만원 늘어난다.
예컨대 시·군이나 특별·광역시 소속 자치군 등에 있는 산부인과는 건강한 산모 출산 시 기존 분만수가 외에 지역수가 55만원과 안전정책수가 55만원 등 110만원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현재 분만 행위에 대한 수가(종별 가산 제외)는 평균 55만원 정도인데, 신설되는 지역수가와 안전정책수가가 모두 적용되면 약 3배(165만원)로 늘어날 수 있다"며 "지역에서 분만을 지속하는 의료기관의 운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산모가 고령이거나 합병증이 동반될 경우 적용하는 '고위험 분만 가산'은 현재 30%에서 최대 200%까지 확대한다.
분만실에 의료진이 상시 대기하는 의료기관에 대해서는 '응급분만 정책수가' 55만원을 지원한다.
현재 자연분만 수가는 종별 가산을 포함해 기본 79만원 상당인데, 여기서 지역수가와 안전정책수가가 도입되면 보상액이 189만원이 된다. 여기에 고위험 분만이거나 응급 분만일 경우 77만∼154만원이 추가될 수 있다.
이를 모두 합치면 343만원의 수가를 받게 돼 기본 79만원의 4배 이상의 수가를 받게 되는 셈이다.
자연분만은 애초 본인 부담금이 없어 수가 신설로 추가되는 부담금은 없다. 제왕절개의 본인부담률은 5%다.
복지부는 분만수가 개선이 시급하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올해 12월부터 신설된 수가를 적용할 예정이다.
소아청소년과 병·의원과 전문의가 감소하는 위기를 극복하고 의료 인프라를 유지하고자 '소아진료 정책가산금'(가칭)도 신설한다.
연간 300억여원을 투입할 방침이다.
내년 1월부터 소아청소년과 병·의원에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6세 미만 소아 환자를 처음 진료할 때 정책가산금을 지원해 보상을 강화한다.
1세 미만은 7천원, 6세 미만은 3천500원이 가산된다.
이때 환자 본인이 부담해야 할 진찰료는 의원급 의료기관을 기준으로 1세 미만 400원, 6세 미만 700원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