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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사내이사 전격 사임…이사회 '기업결합 분수령'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3년간 이어진 기업결합 절차가 30일 중대 분수령을 맞았다.

대한항공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에 제출할 시정조치안에 포함될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분리 매각' 여부가 이날 오후 아시아나항공 임시 이사회에서 결정되기 때문이다.

특히 아시아나항공 이사회를 목전에 두고 그동안 화물사업 매각 반대 입장을 보여온 사내이사 1명이 전격 사임하면 해당 안건의 이사회 통과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날 사내이사인 진광호 안전·보안실장(전무)이 '일신상의 사유'로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진 전무는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된 이사회에 출석하지 않는다.

일각에서는 진 전무가 '화물사업 매각에 찬성해야 한다'는 회사 안팎의 압박이 이어지자 사의를 표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진 전무가 사임함에 따라 이날 아시아나항공 이사회에서는 재적 5명(사내이사 1명, 사외이사 4명) 중 과반인 3명이 찬성하면 화물사업 매각과 관련한 안건은 가결 처리된다.

대한항공
[연합뉴스 제공]

당초 6명의 이사 전원이 표결할 때보다 가결 요건이 완화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유일한 사내이사인 아시아나 원유석 대표이사와 사외이사 4명 중 최소 2명은 화물사업 매각에 찬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날 오후 이사회 결정 내용을 공시할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화물사업 매각을 결정할 경우 EU 집행위의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심사가 한층 순조로워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시아나항공 노조 측의 반발이 예상된다.

반대로 해당 안건이 부결될 경우 EU 집행위의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승인이 불투명해진다. 현재 EU와 함께 미국, 일본 경쟁당국의 승인을 남겨놓고 있는 가운데 이중 어느 한 곳이라도 승인하지 않으면 두 항공사의 기업결합은 무산된다.

대한항공은 오후 아시아나항공 이사회에서 매각 동의 결론이 나면 자사 이사회 결정 내용을 공개하고, 곧바로 EU 집행위에 시정조치안을 제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