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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가 한국 자동차 시장의 독점적 지배력을 악용해 엄청난 폭리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전국금속노동조합이 최근 밝힌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의 대표차종인 엑센트, 아반테, 쏘나타, 그랜져, 싼타페 등 5개 모델의 공장도가격과 소비자가격이 2000년 이래 10년 동안 무려 109%나 상승했다. 보고서는 재료비 상승과 고급옵션의 증가에 따른 제조원가 상승을 감안하더라도 이는 독과점적 시장지배력을 악용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속노조 정책연구원 이상호 상임연구위원은 “현대기차아는 2008년 말 세계적 금융위기로 발생한 자동차산업 침체를 벗어나기 위해 정부로부터 노후차량 교체에 따른 세제지원 혜택으로 2009년 6200여억원에 달하는 국민의 혈세를 받았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기간 동안에도 국내 자동차 판매가격을 계속 인상하는 등의 사회적인 무책임함을 드러내며 재벌그룹이 국민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A/S부품의 생산과 유통 및 공급과정에서도 중간폭리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A/S부품은 2000년 설립된 현대모비스가 독점적으로 공급하고 있는데, 직영서비스센터에는 낮은 가격으로 부품을 공급하면서 일반정비업체에는 더 많은 마진을 남기는 방식으로 공급가격을 차별화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통해 현대기아차는 일반정비업체와 소비자에게 큰 부담을 지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현대기아차는 해외 판매시장에서는 마이너스 영업이익을 감내하면서까지 저가할인공세를 취하고 있으면서 국내 판매가격은 끊임없이 올리고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현대기아차 대표차종의 국내 판매가격은 2003년까지 미국 판매가격보다 30% 정도 낮았지만, 2004년부터 국내 판매가격의 급격한 인상으로 그 관계가 역전돼 2007년과 2008년 사이 그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는 것이다. 아반테의 경우 미국 판매가격이 지난 10년 동안 23% 증가한 것에 반해 국내 판매가격은 75% 급등했고 이는 대부분 차종에서 동일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상호 상임연구위원은 "현대기아차는 해외시장 저가할인공세에 따른 적자를 국내 시장에서의 엄청난 폭리로 메우고 있다. 이러한 현대기아차의 독과점적 지위를 악용한 부도덕한 행태로 현대기아차는 국내시장 판매대수에는 큰 변동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2006년 1조900여억원에서 2009년 4조9200여억원으로 국내 판매 영업이익을 무려 350%나 증가시켰다"고 밝혔다.
노조의 이번 보고서는 독점기업의 횡포를 해결하기 위해 자동차 수급시장의 독과점적 구조 자체를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연구위원은 "구조 자체도 바꿔야하지만 그에 앞서 일차적으로 소비자 권익보호를 위한 공정가격제도부터 정착시켜야 한다"며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출혈할인과 과당경쟁을 좌초하는 해외마케팅전략도 전면적으로 수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노동조합은 결과적으로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TOP5 전략’ 자체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