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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양적완화 조치로 환율 전쟁 재연 조짐”

유럽중앙은행(ECB)이 대규모 양적완화(QE)를 발표함으로써 '환율 전쟁' 재연 가능성이 커졌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3일 보도했다.

이 분석은 ECB 발표로 달러에 대한 유로화 가치가 11년 사이 바닥으로 더 떨어지고, 달러로 산정되는 유가가 또다시 하락세로 반전된 것과 때를 같이해 나왔다.

이와 관련, 페니 프리츠커 미국 상무장관은 22일 다보스 포럼에서 달러 강세가 미국의 무역과 성장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요소"라면서 따라서 "그 추이를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덴마크 중앙은행도 22일 ECB 조치 후 일주일 사이 예금 금리를 두 번째로 인하해 자국 통화인 크로네 가치가 더 뛰지 못하도록 견제했다. 앞서 0.15%포인트 떨어져 마이너스 0.2%가 됐던 예금 금리는 이날 마이너스 0.35%로 더 하향 조정됐다.

로이터는 덴마크의 2차 금리 인하 폭이 시장 예상보다 크다면서, ECB의 QE가 애초 관측보다 크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노르디아의 닐 크리스텐센 환 전략가는 로이터에 "2차 금리 인하에도 크로네화 가치가 뛰면, 추가 조치가 취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FT는 스위스와 덴마크 중앙은행이 잇따라 자국화 방어를 위한 전격 조치를 했음을 상기시키면서 ECB 조치로 환율 전쟁이 다시 일어날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했다.

골드만 삭스의 개리 콘 대표도 22일 다보스 포럼에서 "의심할 여지없이 환율 전쟁이 시작됐다"면서 주요 중앙은행이 앞다퉈 자국 통화 가치를 떨어뜨리려고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고 AP가 전했다.

콘은 구체적으로 일본, 캐나다, 스위스, 인도 및 유로 국을 거명했다.

프리츠커는 다보스 포럼에서 '달러 강세가 미국의 수출과 성장에 부담을 준다고 보느냐'라는 질문에 "그런 요소이기 때문에 추이를 주시해야 한다"고 대답했다.

그는 "(달러 추세에) 잘 대비해 미국 기업이 기회의 장점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리츠커는 ECB 조치에 대해 "이것이 유럽은 물론 세계 경제에도 바람직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마켓워치는 22일 달러 강세가 미 경제에 대한 기대에서 비롯되는 측면이 강하기 때문에 ECB의 대규모 QE에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 방침이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마켓워치는 환율과 관련한 연준의 진짜 관심은 '수입 인플레'라면서, 달러 강세 때문에 디플레가 수입될까 봐 전전긍긍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연준이 장기 저유가를 불안하게 지켜보는 것도 이런 맥락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