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무인항공기 '드론' 일본 총리 관저로 방사성 물질 옮겨… 테러, 첩보활동 현실화

소형 무인항공기 '드론'

일본의 심장부인 총리 관저 옥상에서 미량의 방사성 물질이 담긴 소형 무인기(드론)가 22일(현지시간) 발견돼 일본 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교도통신과 NHK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30분 무렵 일본 도쿄도(東京都) 지요다(千代田)구 총리관저 옥상에 드론 1기가 떨어져 있는 것을 직원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직경 약 50㎝ 크기에 네 개의 프로펠러를 갖춘 이 드론에는 소형 카메라와 신호탄처럼 불꽃을 내는 통 외에 페트병처럼 생긴 용기와 방사능을 나타내는 마크가 붙어 있었고, 용기 안에는 액체가 담겨 있었는데, 경찰이 용기의 바로 옆에서 방사선량을 측정한 결과, 최대 시간당 1마이크로시버트가 측정됐다.

NHK는 이 같은 방사선을 내는 물질은 자연 상태에는 존재하지 않는 방사성 세슘 134와 137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이 정도의 방사능은 인체에는 유해하지 않은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고, 폭발물 등도 발견되지 않았지만, 이 드론을 이용해 총리관저 테러도 충분히 가능했던 상황이었다.

NHK 등 일본 언론들은 일본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총리 관저 옥상에 드론이 올라가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은 대 테러 대책의 구멍을 드러낸 일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드론의 카메라로 관저 부지 내부의 구조, 사무실 모습 등을 촬영하는 등의 정보 수집 활동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현재 경시청은 드론의 기체를 자세히 분석하는 한편, 누군가가 관저의 상공에서 의도적으로 드론을 날린 혐의가 있다고 보고 수사 본부를 설치,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또 드론을 규제하는 법률 검토에도 착수키로 했다.

앞서 지난 1월 미국에서도 백악관 부지에 소형 드론이 추락해 주변이 한 때 봉쇄되는 등 소동이 일어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