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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 한달, 각자내기 확산...사회는 적응 중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일명 청탁금지법이 도입된지 28일이면 꼭 한 달을 맞는다.

아직은 적응 중이라는 표현이 가장 적합하겠지만 관련자들과 관련 업계들은 이제 자리를 잡아가는 모양세다.

시행 전부터 식업계, 화훼 업계 등 업계 전반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였던 분야에서는 여전히 살길을 찾아 분주하고, 밥 한 끼에도 처벌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잔뜩 몸을 움츠린 공무원들은 '바뀐 규칙'에 점차 적응하고 있다.

■ 식업계 = 청탁금지법의 가장 큰 피해 업종은 바로 고급 한정식집. 관공서 인근 식당들은 간판을 바꿔 달거나 1인당 1만∼2만8천원대의 메뉴를 구성하여 활로를 열였다. 하지만, 매출이 눈에 띄게 감소한 것은 어쩔수없는 현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제 식당에서 "내가 낼께"를 외치는 손님은 볼 수 없게 됐다. 메뉴야 어찌 됐든 결제는 각자의 몫이 된 것이다.

줄어드는 매출을 감수하고라도 영업을 계속하는 음식점이 다수지만 아예 문을 닫아버린 경우도 많다. 한정식집 골목에는 간판만 달린 채 불이 켜지지 않는 모습이 흔치 않다.

■ 화훼업계 = 청탁금지법에 제한을 받는 분야가 경조사비이다보니 전국의 꽃집도 어려움을 호소한다.

한국화원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김영란법 시행 후 매출은 60% 이상 떨어졌다고 한다. aT 화훼공판장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4일까지 화훼 거래물량은 전년 동기 대비 22%가량 줄어든 196만9천 속으로 조사됐다.

■ 대리운전 업체 = 대리운전 업계는 간접적인 피해를 입은 경우다. 저녁 접대 자리가 줄어들고 유흥업이 위축되니 자연스레 타격이 이어지게 된 것이다.

김종용 전국대리기사협회장은 "대리 콜이 많았던 여의도 같은 경우 콜이 '반토막'이 났다"면서 "골프장이나 룸살롱이 밀집한 곳에서도 콜이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 골프장 = 의외로 골프장들은 김영란법 시행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모양새다.

하루 70팀가량을 받는 청주 근교 회원제 골프장은 26일 오는 29∼30일, 다음 달 5∼6일 주말 예약이 90% 이상 찬 상태다.

다른 퍼블릭 골프장 역시 오는 29일과 30일, 다음 달 5일과 6일 예약이 모두 마감됐다.

골프장 관계자는 "날씨가 선선한 가을철에는 골프 수요가 워낙 많다"면서 "수도권과 달리 접대성 골프가 거의 없는 지방 골프장은 김영란법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