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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쉐보레 신형 크루즈 "가격 높지만 차급 뛰어넘는 탁월한 주행 능력"



<사진제공=한국지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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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본격적인 판매를 앞두고 있는 쉐보레 '올 뉴 크루즈'는 국내에 지난 달 17일 출시됐다. 2세대이며 9년만에 풀체인지됐다.

현재 크루즈는 가격 부분에서 소비자들의 저항에 맞닥뜨린 상태다. 아반떼와 비교되고 있는데, A/T 기준 기본 가격이 아반떼 스타일은 1560만원이다. 크루즈는 이에 비해 330만원 더 비싸다. 시작가가 1890만원 부터다. 그에 반해 아반떼는 1410만원 부터 시작된다. 크루즈의 국내 판매 가격대는 1890~2478만원이다.

이만한 금액을 더 치루면서 크루즈를 사야할 이유에 대해 고민하지 않을 소비자는 없어보인다. 그것도 준중형차 구매에 있어서 말이다. 이런 지적에 대해 한국지엠 홍보 부문 황지나 부사장은 "경쟁사보다 가격 선택의 폭이 좁은 것"이라고 말한다. 황 부사장은 "경쟁사가 폭넓은 가격으로 대응한다면 우리는 최신 플랫폼에 최적화된 1.4리터 엔진을 주력으로 해 단순히 기본만 아니라 그 이상의 성능과 가치를 찾는 고객을 조준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군다나 크루즈는 가격 대비 옵션 구성이 부족하다고 지적되고 있다. 9일 시승한 차는 LTZ 풀옵션 모델이었는데 1열에는 통풍 기능이 없고, 2열에는 열선/통풍 기능이 없으며 냉풍/온풍이 나오는 톨출구가 없다.

미국 출시 모델보다 에어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 이에 대해 제조사 측은 미국의 높은 안전 법규를 맞추기 위해서라고 설명한다. 한국지엠 기술연구소 크루즈 개발 총괄 이병직 상무는 "현재 에어백 시스템과 안전장치를 통해서도 충분히 고객 안전의 필요조건 이상을 만족시키고 있다"고 답했다.

옵션 추가 계획에 대해 이 상무는 "처음 크루즈를 출시하면서 국내 타깃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고민이 있었다. 한 세그먼트 위에서 전략적으로 가지고 갈게 뭐가 있는지 고민했다"며 "현재는 계획이 없지만,빠른 시일내에 고객 니즈에 따라 대응할 것이고 고객이 원한다면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8일 시작된 미디어 익스피리언스 데이 행사에서 제조사가 밝힌 사전계약 댓수는 2000여대다. 반면 말리부는 8일만에 1만대가 사전 계약된 바있어 조저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쉐보레는 크루즈 출시 이후 프로모션을 시작했다.

◆상위 차 따르는 디자인 흐름..스포츠 세단 느낌 살려

외관 디자인은 훌륭하다. 디자인은 상위 차량인 임팔라와 말리부의 디자인 흐름을 따르고 있다. 이전 크루즈가 묵직하고 투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면 2세대는 날쌘 모습을 갖추고 있다. 기존에 비해 스포츠 세단의 느낌을 살렸다. 외관은 공기역학적 설계를 고려했다. 공기저항계수는 0.28Cd이다. 이를 통해 연비를 끌어올렸다.


<사진=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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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은 역동적인 느낌을 전달하고 있다. 전면 범퍼와 후드로 이어지는 캐릭터 라인이 눈에 띤다. 헤드램프는 강인한 느낌을 전달한다. LED 주간주행등도 눈에 띤다. 쉐보레 패밀리룩을 상징하는 듀얼 포트 그릴도 강인한 인상을 주고 있다. 뭔가 외소한 느낌을 주는 아반떼 전면의 느낌과는 대조적이다. 버터플라이 스타일의 와이퍼를 채택해 전방 시야가 확 트여 도로 상황 살피기가 편하다.



<사진=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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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면 하단의 캐릭터 라인은 K3가 연상되기도 했고 측면은 나쁘지 않은 인상을 주고 있다. 범퍼와 펜더 위로 흐르는 캐릭터 라인이 눈에 띠는데, 인피니티 차량의 느낌이 떠오르거 같기도 했다. 사이드 미러는 A필러가 아닌 차량 문에 장착했다.


<사진제공=한국지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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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면은 볼륨감을 나타내고자 했다. 입체적인 후면부를 만들었다. 후면 유리창 상단에 와이드 LED 보조 제동등을 장착했다. 유리창 상단에 장착하게 되면 뒤따르는 차량의 안전운행을 돕다는 점에서 좋은 선택이라고 볼 수 있는 부분이다. 리어 램프는 가격이 그리 비쌀거 같지 않음에도 LED를 넣어주지 않은 것은 인색함으로 느껴졌다.




<사진=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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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에서는 크루즈의 앞유리가 탑승자 쪽으로 누워있다고 알고 있는데 이에 대한 느낌을 잘 받지는 못했고 스포츠 세단의 운전석에 앉아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역동적 주행을 즐기고 싶은 의지를 갖게 만드는 공간감이다. 혼다 시빅이 생각나기도 했다. 대시보드 윗부분은 넓어, 실내 거주공간이 넓다는 인상을 줘,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스티어링 휠의 직경은 길다는 느낌을 받았고 조작감이나 감촉이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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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변속기 레버는 팁트로닉 타입(수동 변속을 원할 때 직접 레버를 위와 아래로 움직여 작동시키는 방식)이다. 한국지엠은 토글 스위치(레버 옆에 달려있고 수동 변속을 원할 때 손가락으로 움직여야 한다)를 고집해 국내 소비자들로 부터 많은 불만 섞인 목소리를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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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 콘솔 박스 내부가 좁고 또 기어 노브 앞쪽에 있는 공간도 뭔가 둘 수 있을만한 공간이 되지 못해 공간 활용성 면이 단점으로 생각됐다. 스피커는 보스(BOSS) 서라운드사운드시스템이 장착됐는데 음장감이 특별히 좋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사진=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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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기자가 운전석 시트 높이를 높게 설정했기 때문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으나 시트를 원하는 높이로 맞춘채 네비게이션을 보니, 만들어진 스크린 외부 쪽 디자인으로 인해 화면에 나오는 정보가 가리워져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스크린을 감싸고 있는 외부 디자인을 그와같이 할 것이 아니라 스크린을 돌출시키는 방식으로 해 화면의 내용이 제대로 보일 수 있도록 만들어놓는 것이 맞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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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트를 착용하려고 하니, 안전 벨트 높낮이 조절 기능 조차 없었고 또 ISO FIX는 시트 바닥 안쪽에 숨어져 있어 카시트 장착에 무척 어려움이 느껴질 수 밖에 없는 구조로 돼 있는 점도 큰 단점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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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는 단단한 느낌을 줬고 뒷좌석 팔걸이는 좁고 또 컵홀더의 깊이도 너무 얕았다. 험로를 달리거나 할 때 음료를 쏟게 되는 상황이 꽤 발생할 것 같았다. 뒷좌석은 6:4 폴딩이 되며 트렁크 공간은 넓고 깊게 마련 돼 있어, 골프백 3개도 충분히 들어갈 정도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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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휼륭한 주행감..출력·실용성 겸한 파워트레인 적용

크루즈의 주행 능력은 칭찬할만했다. 가속 패달을 깊게 밟고 속도를 내면 뭔가 바람 소리와 같은 소리가 들리는 듯했는데, 준중형차의 힘의 한계가 느껴지 듯한 느낌이었지만 가속감, 치고 나가는 능력에서 이 차급에서는 준수한 수준의 감성을 전달하고 있었다. 행사 참여일인 지난 9일의 날씨가 바람이 강한편인 것 같긴 했으나 시속 100km가 넘어가면 바람 소리가 강하게 귀로 전달됐다.

브레이킹 능력이 무척 좋아 고속 영역에 있을 때의 불안감이나 시골 길에서 급작스런 상황에서의 급정지에 대한 두려움은 거의 없었지만, 고속 영역에서 차량의 거동에서 불안감이 들긴 했다. 차선 유지에 대한 불안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시승 행사에서 마련된 시승 코스는 한남2고가도로, 한남대교, 올림픽대교, 서울춘천고속도로, 설악IC교차로, 중미산 삼거리, 가평 중미산 천문대 왕복으로 이뤄졌는데, 고속도로에서는 고속 영역을 경험했다. 중형차에 비해 준중형차의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어 부족한 안정감이 느껴지긴 했으나 차급을 뛰어넘은 주행 능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중미산 천문대에 가까워지면 급격한 와인딩코스가 나타나는데 힘겨운 코스를 차분히 잘 달려나가는 크루즈를 확인할 수 있었다.



<사진=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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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장인 반얀트리 클럽앤 스파 서울에서 중미산 천문대 까지는 69분이 소요되며 총 거리는 71.95km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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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에는 출력과 실용성을 겸한 파워트레인이 적용됐다. 1.4L 터보 엔진은 새로 개발된 터보 엔진이다. 마이크로텍(MicriTEC)이라고 하며 기존 1.4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 대비 10% 증가한 153마력(5600rpm)의 최대 출력과 24.5kg.m(2400~3600rpm)의 최대 토크를 발휘한다. 전륜구동이며 3세대 GM 6단 자동변속기가 장착됐다.

랙타입 프리미엄 전자식 차속 감응 파워스티어링(R-EPS) 시스템이 동급에서 유일하게 장착됐으며 민첩하게 조율된 서스펜션 시스템과 맞물려 다이내믹한 주행감각을 제공한고 제조사는 설명한다. 말리부를 통해 성능과 신뢰성을 인정받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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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륜 서스펜션은 맥퍼슨 스트럿 타입이고 후륜은 토션 빔이다. 또 스탑 앤 스타트 시스템은 전 트림에 채택됐다. 복합연비는 16, 17인치 타이어(13.5km/ℓ), 18인치 타이어(12.8km/ℓ)인데, 71.5km를 달린 후 트립 컴퓨터에 나타난 평균 연비를 보니, 11.0km/ℓ가 나타나고 있다. CO2 배출량은 16, 17인치 타이어(124g/km), 19인치 타이어(132g/km)이다.

디젤 모델은 올 해 하반기에 출시된다. 황준하 한국지엠 파워트레인부문 전무는 "제품 라인업 확대와 더 넓은 고객층 공략을 위해 올해 하반기 디젤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6L CDTi 디젤 엔진은 최고 출력 136마력, 38.1kg.m의 토크를 낼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엔진은 오펠 브랜드와 더 뉴 트랙스, 올 뉴 에퀴녹스에 적용됐다. 현재 크루즈의 파워트레인은 1.4리터 가솔린 직분사 터보 엔진 한 종류다.

◆높은 가격 아쉬우나 디자인·주행 능력 잠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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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의 역동적인 주행 능력은 경량화가 한 몫했다. 2세대 크루즈는 이전 대비 최대 110kg 가량 감량됐다. 공차중량은 1250kg(16 및 17인치 휠), 1290(18인치 휠)kg이다. 또 고강도 경량 바디 프레임을 적용해 안정성을 더했다. 고장력 강판 적용 범위를 늘려 강성을 27% 높였다.

그러나 차체는 커졌다. 유럽 오펠(Opel)이 주도한 차세대 준중형 설계를 바탕으로 차체를 키웠다. 전장은 25mm 늘어난 4665mm이고 축거는 15mm 늘어난 2700mm다. 뒷좌석 무릎 공간을 22mm 늘렸다. 쉐보레는 아반떼보다 크고 넓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때문에 여유로운 실내공간을 자랑한다고 하지만, 1열의 경우 거주성에 큰불만은 없었다. 그러나 준중형차이기에 운전석과 조수석에 앉은 이들 사이 가까운 거리감, 또 좁은 팔걸이 공간으로 인한 불편함이 분명 존재한다. 뒷좌석의 경우 무릎 공간은 앞좌석 시트 뒷부분을 깊게 파놓아 여유로운 공간이 확보됐지만, 머리 공간은 머리가 차량 윗 부분에 닿아 좁다는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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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는 가격적인 부분에서 소비자들이 심리적으로 가까이하기 어려워하는 부분이 분명 존재한다. 또 옵션에서도 점수를 깍아먹고 있는 것도 맞다. 옵션 부분은 향후 개선의 여지가 있는 부분일 것이다.

그러나 주행 능력을 경험해보면 같은 차급의 차량과 비교, 크루즈가 앞서 있다는 것을 분명 느낄 수 있다고 본다. 경쟁 차로 준중형을 넘어 중형과 SUV 까지 거론한 자신감이 어느 정도 읽힌다. 제조사 측이 언급한 "단순히 기본만 아니라 그 이상의 성능과 가치를 찾는 고객을 조준하고 있다"는 말의 의미도 대략은 느낄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크루즈는 디자인과 주행능력에서 분명 차별화를 보이고 있었다. 쉐보레는 25~35세 소비자를 주 타깃층으로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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