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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상승에 교역조건 악화...반도체‧화장품 호조에 수출물량 ↑

수출

지난달 반도체, 화장품 등 수출 호조에 힘입어 수출물량이 4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인 반면, 국제유가 상승으로 수입상품 단가가 오르며, 교역 조건을 악화시켰다. 순상품교역조건이 급격히 악화됐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18년 5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을 보면 지난달 순상품 교역조건지수는 5.3% 하락한 95.23이다. 전월(-5.0%)에 이어 또 하락하며 순상품 교역조건지수는 2014년 12월(93.37) 이후 가장 낮았으며, 하락 폭도 2012년 4월(-7.5%) 이후 최대였다.

순상품 교역조건지수는 상품 1단위를 수출한 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뜻한다. 수출 단가가 떨어지거나 수입 단가가 오르면 순상품 교역조건지수는 하락한다. 지난 달 교역 조건이 나빠진 것은 수출가격 오름폭(3.9%)보다 수입가격(9.6%)이 더 크게 오른 영향이다.

교역조건 악화는 유가 상승에 따른 수입 물가 상승 탓이 컸다. 지난달 국제유가는 1년 전보다 46.7% 올랐다.

한은 관계자는 "유가와 순상품 교역조건지수는 역의 상관관계를 보인다"며 "유가 상승분을 제외하면 교역조건은 아직도 좋은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수출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보여주는 소득교역 조건지수는 149.65로 7.8% 상승했다. 올해 1월(13.8%)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이다. 이는 수출물량이 많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유가

수출물량지수는 157.15로 1년 전보다 13.8% 상승했다. 수출물량지수는 2월 0.9% 하락한 뒤 3월 4.0% 오름세로 돌아섰고 4월 7.4%에 이어 매달 상승 폭을 키워나가고 있다.

지난달 상승 폭은 1월(14.8%) 이후 최대다.

집적회로(32.7%) 등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전기 및 전자기기 수출물량이 26.7% 증가했다. 집적회로는 작년 2월(41.5%), 전기 및 전자기기 수출물량은 2011년 9월(28.5%) 이후 각각 가장 큰 상승률을 기록했다.

화장품(62.3%), 의약품(68.1%) 수출물량이 60% 이상 급증하며 화학제품도 13.2% 늘었다.
화장품은 사드 보복 조치 완화에 따라 중국 등을 중심으로 수출이 늘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수송장비는 3.4% 늘며 4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완성차보다는 자동차 부품 위주 수출물량 증가세로 보인다.

수출금액지수는 143.04로 19.1% 올랐다. 수출금액지수 상승 폭 역시 올해 1월(22.8%) 이후 가장 컸다. 석탄 및 석유제품(37.2%), 화학제품(27.4%)이 수출금액지수 상승세를 맨 앞에서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