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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업계 성장세인데…미국 압박에 성장판 떼어낸 화웨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가져온 비대면 산업 성장에 반도체 업계는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전문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 상반기 세계 상위 10개 반도체 기업의 매출이 합계 1천470억9천300만달러(약 174조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상반기(1천259억8천만달러) 대비 17% 증가한 수준으로 6위 브로드컴과 9위 TI(텍사스 인스트루먼츠)를 제외하면 모두 성장세였다.

삼성전자 상반기 매출은 297억5천만달러(약 35조원)로 집계돼 2위에 올랐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동기보다 13% 증가한 130억9천900만달러(약 15조원)로 4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2분기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이루었는데 이는 코로나로 인한 스마트폰 등 모바일 수요는 감소했지만 재택근무와 온라인 교육, 화상 회의 등이 활성화되면서 글로벌 데이터센터용 서버와 PC·노트북 수요가 크게 증가해 모바일의 부진을 상쇄한데 힘입은 것이다.

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은 과거 위기 때도 빠르고 공격적인 투자로 미래의 호황기에 대비해왔다"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반도체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공격적인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도체 업계 1위는 인텔로 상반기 389억5천100만달러 의 매출을 기록했고 대만 TSMC는 매출이 207억1천700만달러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으로 유일하게 10위권에 올랐다.

중국 화웨이(華爲)의 자회사 하이실리콘은 올 1분기 처음 '톱10'에 진입한 이후 상반기 기준으로도 10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IFA서 화웨이 기린 칩을 공개하는 위청둥 [EPA=연합뉴스
EPA=연합뉴스

화웨이, 미국 압박에 자사 반도체 '기린' 생산을 포기

중국 매일경제신문에 따르면 중국의 정보통신 기업 화웨이의 위청둥(余承東) 소비자 부문 CEO는 올가을 출시되는 메이트40이 화웨이의 고성능 반도체 '기린 9000'을 탑재한 마지막 스마트폰이라고 밝혔다.

9월 15일부터 미국의 부품이나 기술을 사용한 업체가 허가 없이는 화웨이와 거래할 수 없도록 한 미국 상무부 제재가 시행된다.

기린9000 칩은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제조해왔다. 하지만 중국 내에서는 '기린9000' 반도체를 생산할 기업이 없다는데 위 CEO의 발언이다.

그는 "화웨이는 10년 넘게 반도체 분야를 개척해오면서 많이 뒤떨어진 상태에서 조금 뒤처진 상태로, 이어 따라잡았다가 다시 선두로 올라서기까지 연구개발에 막대한 투자를 하며 힘든 과정을 지나왔다"고 말했다.

화웨이의 이같은 노선에 따라 하이실리콘은 조만간 다시 10위권 밖으로 밀려날 가능성이 크다고 IC인사이츠는 설명했다.

위 CEO는 화웨이가 반도체 개발에만 투자하고 제조에는 투자하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

화웨이가 성장세인 반도체 생산에 나서지 않는 가운데 스마트카를 통한 사업 영역 확장에 나서고 있다.

관영 글로벌 타임스에 따르면 왕쥔 화웨이 스마트카 사업부 대표는 전날 후베이(湖北) 우한(武漢)에서 열린 중국 자동차 블루북 포럼에서 "화웨이는 스마트카 레이더 센서 분야에 진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화웨이는 미국의 화웨이 제재가 강화하던 지난 6월 스마트카 사업부를 출범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