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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된 사고로 신뢰 잃은 HDC현대산업개발..향후 주택 사업 괜찮을까

HDC현대산업개발(현산)이 인명 피해까지 일어나는 반복된 사고로 신뢰를 잃었다. 현산의 향후 주택 사업 전망에 대해 우려감이 나타나고 있다. 브랜드력을 잃어 전세값까지 내려가는 상황이 일어나고 있다는 언급까지 나왔다.

현산은 작년 정부가 실시한 국토교통부 안전관리 수준 평가에서 '매우 미흡'을 받은 것이 크게 회자 됐다. 100점 만점에 39점 이하가 나오면 이 같은 평가를 받게 되는데, 시공능력평가 상위 10위 회사가 이런 수준이라는 것에 충격을 줬다. 정확히는 국토부가 민간 건설 공사에 대해 평가를 한 것이 아니었다. 국토부가 공공 건설공사 참여자에 대해 평가한 내용이었다.

건설기술진흥법 제62조 제14항에 보면, 건설공사 참여자라고 해 공공건설 공사에 참여하는 발주청, 이를 시공하는 시공사, 감독 권한을 대행하는 건설 사업 관리자에 대해 평가한다. 민간 평가는 국토부 권한 밖인 것에 있다.

작년 사고가 난 현산의 광주 화정동 아이파크 시공은 공공건설 공사에 대한 참여였고 해당 공사에서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지난 14일 국토부 건설안전과 관계자는 재경일보와의 통화에서 "기간 내에 사망 사고가 있으면 2명당 한등급씩 떨어진다"며 "작년 학동 재개발 사업지에서 9명의 사망자가 발생해 뚝 떨어지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토부가 공공건설 공사에 대한 평가를 하는건 참여 기업에게 창피스러움을 줘 자발적으로 수준을 끊어올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현산과 같이 국토부 평가 대상에 들어오게 되는 경우는 200억원 이상을 수주했고 공기업 50%에 들어오는 공사가 있게 되면 평가를 받게 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렇게 평가를 하는 이유는 업체에 각성을 시키기 위함"이라며 "시평 10위 안에 드는 회사가 '매우 미흡'을 받았으니 얼마나 창피스럽겠나. 국민들 신뢰도가 당연히 떨어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고 말했다.​

현산은 작년에 이어 같은 광주 지역인 화정 아파트에서 이달 11일 외벽 붕괴 사고가 또 일어났다. 이 사고로 1명이 크게 다치고 공사 작업자 6명이 실종됐다. 반복된 사고에 대해 17일 HDC그룹 정몽규 회장은 현산 회장직을 사퇴하겠다고 대국민 사과를 통해 발표했다. 정 회장은 화정지구 아파트에 대해 완전 철거와 재시공까지 고려하겠다고 했다. 신뢰를 잃은 전국 아이파크 건설 현장에 대해선 외부기관의 안전진단을 받을 것이고 이미 시공한 건물도 골조 등 보증기간을 10년에서 30년으로 확대하겠다고 했다.

현산은 반복된 사고로 안전관리체계에 대한 불신이 커진 상태다. 사고가 일어난 광주 외 지역에서도 현산이 수주전에 참여한 재건축 사업단지 등에서 시공사 입찰 참여 자체를 반대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현산이 참여한 재건축 사업과 관련해 이 기업에 맡길 수 없다는 현수막이 붙어있는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시공사 입찰에 나선 현산에 대해 입찰 철회를 요구하는 조합원들도 있다.

건설사들은 재건축 사업에 많은 공을 들인다. 재건축이 언급되는 지역에서 안전진단과 관련, 예비안전진단이 통과하게 되면 바로 건설사들은 '어디 어디의 성공적인 재건축 사업을 기원한다'는 현수막을 아파트 외벽에 걸어두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업체들은 수주전에 참여한다. 현산에 있어 주택 사업은 중요하다. 현산의 작년 3분기 매출 중 주택 부문이 차지한 비율은 76%였다.

현산의 사고로 전세 매물이 늘어났다는 언급과 관련해 경기도 남양주시의 한 아이파크 아파트 인근 부동산 공인중개업자는 19일 재경일보와의 통화에서 "아마 서울은 그런게 있는 것 같다"며 "저희는 그것과는 좀 거리가 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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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노원구 월계동 소재 월계시영아파트가 예비안전진단에 통과하자 재건축 초기 단계임에도 불구하고 HDC현대산업개발은 '임직원 일동'이라고 적으며 "성공적 재건축 사업을 기대한다"라는 현수막을 내걸고 홍보전에 나서고 있다.<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