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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은행 지점을 내 은행처럼 이용한다?

산업은행, 하나은행과 금융망 공동이용 계약 체결
하나은행 영업점, 자동화기기서 수수료 없이 입출금과 통장정리
시중은행들, 우체국 금융망 통한 자사 서비스 제공
금융취약계층 소외 우려에 공동점포 움직임까지 나타나

산업은행 고객이 29일부터 하나은행 지점과 자동화기기를 통해 입출금과 통장정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산업은행이 하나은행과 '하나은행 금융망 공동이용 계약'을 체결한데 따른 것이다.

산업은행 고객은 우체국에 이어 하나은행 창구와 자동화기기에서 편의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게 됐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산업은행은 하나은행 영업점과 자동화기기를 이용한 입·출금, 통장정리 등 편의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하나은행도 산업은행이 취급하지 않는 금융상품을 산업은행 고객에게 상담할수 있는 기회도 얻게 된다. 산업은행 관계자도 "상호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시중은행이 다른 은행 금융망을 이용하는 사례는 여러 있어왔다. 특히 우체국 창구망 공동 이용이 주로 많이 사용됐다.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우체국 창구망 공동이용 약정이 체결된 은행은 산업은행을 비롯해 IBK기업은행, 하나은행, 한국씨티은행, 전북은행 등이다. 하나은행은 자동화 기기만 제휴되어있다.

우체국이 많이 이용된 데에는 전국 읍면동 단위까지 분포된 우체국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수익성을 무시할수 없는 시중은행으로써는 지점을 늘리는 대신 전국적으로 분포된 우체국망을 활용하는 것이 대안이 될수 있다.

은행 대출
[연합뉴스 제공]

◆ 공동점포 4월 첫 등장

이런 가운데 은행권에서는 공동점포를 개설하는 움직임도 나타난다.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오는 4월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신봉동에 공동점포를 낼 예정이다.

공동점포는 양 은행이 반반씩 공간을 나눠쓰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비대면 금융 확산 등에 따라 대면 은행 지점이 줄어 불편을 겪는 계층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행의 타은행 금융망 이용과 공동점포는 비대면 상황 속에서 더 나타나고 있다. 은행들이 비대면 추세 속에 비용 절감을 위해 지방을 중심으로 점포 폐쇄에 나서면서 금융 취약계층 소외 우려가 나오기 때문이다.

최근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과 금융위원회, 우정사업본부가 우체국에서 단순 업무를 볼 수 있도록 공감대를 이뤘다는 보도도 있다. 이러한 추세는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가 하나은행과 협약과 관련해 "고령층 등 디지털금융 소외계층 고객의 금융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한 것은 은행도 금융취약계층 소외 우려를 신경쓰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업데이터 분석 서비스 업체 관계자는 "사실 젊은 사람 입장에서도 은행 어플이 편하긴 하지만, 때론 지점 직원에게 맡기는 것이 더 편할 때가 있다"며 "어르신들은 비대면 업무에 익숙하지 않다 보니 여전히 점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