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와 경주시가 선박추진용 소형 모듈 원자로(SMR) 개발을 위해 원자력연구원을 비롯한 여러 기관들과 공동 협업에 나섰다.
도와 시는 지난 9일 한국원자력연구원,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한국선급, HMM, 장금상선, 에이치라인해운, 우양상선의 7개 기관과 함께 '원자력 선박·해양 시스템 기술 개발 및 인프라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은 대형 선박 추진용 SMR 기술의 개발·실증을 통해 향후 상용화를 위한 협력 기반을 구축하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협약의 주요 골자는 ▲ 해양용 SMR 개발 및 실증 ▲ SMR 추진 선박·시스템 인터페이스 기술 개발 ▲ 원자력 추진 선박 관련 전문 인력 양성 및 산업 인프라 구축 등이다.
이번에 개발하는 원자로는 SMR의 일종인 용융염 원자로(MSR)이며, 고체의 염을 고온으로 녹여 액체 상태로 만든 용융염에 핵연료 물질을 섞은 액체연료 원자로다.
MSR의 특징으로는 선박 운영 기간 동안 핵연료를 교체할 필요가 없으며, 원자로 내부에 이상 신호가 생기면 액체 핵연료인 용융염이 굳으면서 핵분열 반응이 스스로 멈추게 되어 있다.
이렇게 높은 안정성은 사고의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한 해양 선박에 적합한 발전 방식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최근 국제 해상운송 분야의 온실가스 배출 규제 강화 움직임으로 친환경 선박 기술 개발에 대한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해 국제해사기구(IMO)는 해운 분야의 205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2008년 대비 50%에서 그 이상으로 상향하는 방향 등을 논의한 바 있다.
이러한 규제 움직임에 선제적으로 대처하여 SMR을 대형 선박의 새로운 동력원으로 활용할 수만 있다면, 앞으로 해양에서 온실가스를 획기적으로 줄임과 동시에 신기술을 통해 우리나라 기업이 미래 선박 시장을 주도하게 될 전망이다.
이번 협약에 참여한 에이치라인해운, 장금상선 등 국내 해운사는 대형 선박의 탄소중립 실현이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이며, 장래 조선·해운업계의 명운이 걸린 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주한규 원장은 “개념적으로 아무리 좋은 원자로도 실생활에서 사용되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해운 산업계와의 협력을 통해 선진 원자력 시스템의 실물화에 한걸음 다가설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협약에 대한 희망적 견해를 내보였다.
한편 경상북도 이철우 도지사는 “우리 경상북도가 원자력 르네상스를 주도해 환동해를 중심으로 글로벌 혁신 원자력 산업 생태계를 구축해 나가겠다”라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