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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중계 위에 임하는 천국과 지옥다이어트

다이어트할 때 가장 당부하고 싶은 말은,
저울 눈금 때문에 울고 웃고 그러지 말라는 것이다.

체중은 변덕스럽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체중은 변하는 것이 정상이다.

체중 때문에 천국과 지옥을 하루에도 몇 번씩 오가고 있는 L양.

L양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체중계 위로 올라갔다. 51.2kg. ‘아, 얼른 49kg을 만들어야 하는데...’ 물을 한 잔 마시고, 아침 밥을 꼭꼭 씹어 먹었다. 꼭꼭 씹어 천천히 먹어야 다이어트에 유리하다고 하길래. 그러나 밥을 다 먹고 물 한잔 또 마신 뒤에 체중을 쟀더니, 럴수럴수 이럴 수가! 체중이 52kg이 되었다. L양은 아침 기분 완전히 잡쳤고 그날 하루종일 먹구름이었다.
그 다음날 아침에 일어났는데 체중을 재어보니 이런이런.. 52.1kg 이었다. 이 무슨 말도 안되는 일이란 말인가? 하루 만에 1kg이 찌다니. 그 동안 1kg을 빼기 위해 얼마나 많은 운동을 하였으며, 얼마나 먹고 싶은 걸 참았는데, 이렇게 허무하게도 1kg이 또 찐단 말인가! L양의 심정은 좌절, 낙담, 자포자기 그 자체였다.
그리고는,,, ‘운동이고 뭐고 다 소용없다. 이럴 때는 굶는게 최고다’라는 생각으로 아침도 굶고, 점심도 굶었다, 물론 저녁 때는 버티다 버티다 못해 결국 왕창 먹어버렸다.

이런 사람들 참 많이 만난다. 혹시 당신도 이러고 있지는 않은지.

큰 컵으로 물 두 잔만 마시면 체중이 500g 정도 늘어난다. 그렇다면 500g 만큼 살이 찐 것일까? 소변을 시원하게 한 번 보고 나면 300 내지 500g 정도 체중이 줄어든다. 그렇다면 역시 그만큼 살이 빠진 것일까? 천만의 말씀이다.
들어오는 게 있으면 나가는 것도 있게 마련이다.

예를 들어 어제 대변을 못봤고, 어제 저녁 식사를 좀 짜게, 많이 먹었고, 밤에 소변을 보지 않고 잠들었다면 오늘 아침에 체중이 좀 늘 수도 있다.
반면 어제 저녁은 굶고, 저녁 때 대소변을 시원하게 보고 잤다면 오늘 아침에 체중이 좀 줄어 있을 수도 있다.
이렇게 앞 뒤 정황을 가려보지도 않고, 그저 500g이 늘었는가 줄었는가에 대해서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천국과 지옥을 왔다갔다 할 필요가 전혀 없다.

체중에 예민해질수록 스트레스는 더 쌓이고, 스트레스가 쌓일수록 뭔가를 먹어서 풀어버리고 싶은 충동이 더 생길 수도 있고, 당신 몸에 흐르는 기(氣)는 정체되기 쉽다. 그래서 더 붓기도 한다.
가장 염려되는 것은 열심히 하는데도 체중이 좀 늘었다는 사실에 충격을 먹고 그만 다이어트를 포기할 마음을 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체중계는 1주일에 한번 정도만 올라가 보기를 권한다.
물론 당신이 체중계에 올라서는 시점에 대해서 충분한 고려를 해야 한다. 방금 전에 뭘 먹지는 않았는지 생각해보라. 먹은 만큼 증가하는 것이다. 몸이 좀 붓지는 않았는지 생각해보라.
여성들의 경우 생리 전에는 몸이 좀 부을 수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살이 찐 것은 아니다.

또 한가지, 효과적인 다이어트로 인해 체지방이 잘 빠지고 있을 때에는 체중은 별로 안빠졌는데 사이즈는 많이 줄고 있는 경우가 있다.
근육은 무게가 많이 나가면서 부피는 덜 차지하는 반면, 지방은 무게는 별로 안나가면서 부피는 많이 차지한다. 돼지고기 삼겹살을 사서 하얀 비계 부위와 발그레한 살코기 부위를 분리해서 물에 집어 넣어보라. 비계는 둥둥 뜨고 살코기는 가라앉을 것이다.

당신이 살을 빼서 얻고 싶은 것은 저울 눈금을 낮추는 것인가, 아니면 날씬해 보이는 것인가? 남의 눈에 어떻게 보이는가가 더 중요하지 않은가?
그러므로 더 관심을 집중해야 할 것은 저울 눈금이 아니라 당신 몸의 사이즈이다.

체중계보다 더 좋은 것이 있다.
바로 몸에 꽉 맞던 옷이나 허리띠가 그것이다.
그것이 점점 헐렁해지고 있다면 체중 따위는 신경쓰지 마라. 체중은 별로 안줄고 있는데 옷이 점점 헐렁해지고 있다 그러면 당신은 대성공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근육은 별로 안줄고 지방만 쏙 빠지고 있다는 것이니까.
자, 이런 것을 확인하고 싶다면, 전문 비만클리닉에 방문해서 체성분 분석검사를 해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