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인플루엔자(SI) 인체감염증에 걸린 것으로 의심된 50대 여성이 `추정 환자'로 판명됐다.
이종구 질병관리본부장은 28일 브리핑을 통해 "의심 환자에 대한 인후도말검체 채취 검사 결과 돼지 인플루엔자 인체감염증 추정환자로 진단됐다"고 발표했다.
'추정 환자'란 급성 호흡기증후군이 있고 신종 인플루엔자 발병 지역을 여행한 사람을 뜻하는 `의심 환자' 가운데 인플루엔자 A형 바이러스가 발견돼 감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을 말한다.
그러나 H1, H3 인플루엔자는 음성으로 나타나 아직 감염됐다고 확인할 수는 없는 상태를 지칭한다. 감염이 최종 확인되면 `확진 환자'로 진단된다.
강춘 인플루엔자바이러스팀장은 "인플루엔자 A형은 양성, 계절 인플루엔자 H1, H3는 음성임을 확인해 추정 환자 기준을 충족했고, M 유전자의 염기 서열을 분석한 결과 미국에서 유행한 돼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인 `A/California/04/2009'와 가까운 연관 관계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본부에 따르면 이 환자는 경기도에 사는 51세 여성으로 지난 19일부터 멕시코시티 남부 모렐로스 지역을 여행하고 2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37.7℃의 고열과 기침, 콧물 등의 증상을 보여 인근 보건소에 자진 신고한 것으로 밝혀졌다.
바이러스를 옮긴 것으로 추정되는 근원은 현지시간으로 19일께 멕시코시티 공항에서 환자 일행을 태운 운전사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환자는 급성 호흡기 증상 초기에 콧물과 발열이 관찰됐으나 지금은 거의 증세가 없고 추가 합병증 가능성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본부는 이 환자를 국가 지정병원 음압격리 병상(기압이 외부보다 낮아 바이러스의 유출을 차단할 수 있는 병실)에 격리 입원시켜 치료 경과를 관찰 중이다.
또한 환자의 검체에 대해 최종 확진 검사를 실시 중이며, 이와 별도로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에 검체를 보내 확진을 의뢰했다.
검체가 ▲RT-PCR(중합효소연쇄반응검사) ▲바이러스 배양 검사 ▲중화 항체검사 등 3가지 방법 중 하나 이상의 방법에 의해 바이러스에 감염됐음이 확인되면 `확진 환자'로 최종 판정된다.
국내에서의 확진 결과는 빠르면 2주 후에 나올 전망이다.
본부는 또 이 환자와 같은 비행기에 탄 탑승객과 승무원 315명 전원에 대해 인플루엔자 증상 유무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특히 탑승객 중 이 환자가 앉았던 자리의 반경 2m 내에 있던 사람 8명, 이 환자와 함께 사는 사람 40명에게 항바이러스제 `타미플루'를 투여했다.
이 본부장은 "의심 환자가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이번 인플루엔자는 사스보다 전파 속도는 빠르나 위중도는 떨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2001년 사스 때도 결국 단 1명의 환자도 확진되지 않았던 점을 떠올려 달라"면서 "게다가 이 질병이 사스처럼 악화되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추정환자와 함께 멕시코를 방문한 일행 1명이 이르면 이날 중 입국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