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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예 민영원, ‘찬유’ 의리파 ‘친구 부르면 100명?’ [인터뷰①]

지난봄 신드롬을 일으키며 성공적으로 종영한 KBS 드라마 '꽃보다 남자'는 신인 배우들을 전면에 내세우는 모험을 시도하며, 스타의 산실이 됐다.

특히 이민호, 김현중, 김범, 김준 등 F4와 '금잔디' 구혜선은 물론 드라마의 감초역할을 톡톡히 해냈던 악녀 삼인방 '진선미'도 많은 관심을 받으며 인지도를 높였다.

악녀 삼인방 중 공주병 캐릭터 '미란다'를 연기한 신예 민영원은 '꽃남'에 이어 SBS 드라마 '찬란한 유산'에서 의리파 '혜리' 역을 맡아 연기 경력을 쌓아가고 있다.

나뭇잎이 한층 무성해진 늦봄, 한국재경신문은 공주병에서 털털녀로 변신을 시도한 민영원과 서울 종로의 한 카페에서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 '버럭 혜리' 민영원, '원래는 여성스러워요'

드라마 '찬란한 유산'에서 '은성'(한효주 분)의 의리파 친구 '혜리'를 연기하는 민영원은 털털하다 못해 버럭 소리를 지르는 게 특기인 극 중 모습과는 달리 '여성'스러웠다.

'극 중 모습과 많이 달라보인다'는 말에 민영원은 "실제 성격도 털털한 편이기는 하지만 혜리보다는 여성스러운 편이죠"라고 솔직히 인정했다.

연기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도 '버럭'거리는 일이라고 한다. 목소리에서부터 애교가 뚝뚝 떨어지는 민영원은 "캐릭터의 성격상 목소리를 빠르고 크게 하다 보면 목이 쉬더라고요"라며 "최근에는 뛰면서 복식호흡을 연습하고 있어요. 집에서 동생이 시끄럽다고 하더라고요"라고 말했다.

친구들과 전화 통화를 할 때면 "너 목소리가 왜 그래? 그러다 남자처럼 되겠어"라는 말을 듣기도 한다고.

그녀는 "하루에 4신 정도 찍으면 목이 쉬어요. 지금도 많이 걸걸해진 편이죠"라며 "제가 아직 초보 연기자라 그런 걸지도 모르지만 성격도 털털하게 바뀌더라고요. 지금은 말하면서도 툭툭 때리곤 해서 힘도 세지고 맞는(?) 매니저분도 힘들어하세요"라고 웃으며 전했다.

 

◇ '의리파 혜리'는 내 모습? '생일파티에 100명이 모여'

배우 한효주가 맡은 '은성'이의 수호천사 '혜리'로 등장하는 민영원은 실제로도 의리파일까?

민영원은 "네티즌 분들이 '의리파 혜리'라는 별명도 붙여주셨어요"라며 "극 중 고등학교 때는 은성이를 괴롭히던 일진이었다가 은성이를 의지하게 되면서 든든하게 지원해주는 친구로 변해요"라고 자신의 캐릭터를 설명했다.

'실제로도 의리파로 불리는지 궁금하다'는 질문에 민영원은 "사람을 한번 좋아하면 계속 좋아하는 성격이라 5년, 10년 된 친구도 많고 사회 친구들도 오래 사귀는 편이에요"라며 "친구를 잘 챙기는 면은 혜리와 비슷하죠"라고 전했다.

이어 "한번은 생일파티를 하는데 두 번에 나눠서 했는데도 50명씩 모이더라고요. 100명이 넘는 친구들에게 축하를 받았죠"라며 "친구들은 언제 자기들끼리 친해졌는지 잘 지내더라고요"라고 엄청난 사교성을 뽐내기도 했다.

또 "언제 전화해도 어제 만난 것처럼 이야기할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 얄미운 악역 '미란다'에서 털털녀 '혜리'로, '악역의 벗어나서 다행' 

민영원의 얼굴이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작품은 드라마 '꽃보다 남자'. 당시 얄밉고 때로는 잔혹한 성격의 공주병 환자(?) 미란다 역을 맡았던 그는 "사실 '꽃남' 이미지에서 벗어나고 싶었어요"라고 솔직히 털어놨다.

자신이 생각해도 워낙에 못된 캐릭터라 '꽃남' 이미지가 굳어버리면 어쩌나 고민했다는 민영원은 "우연히 '혜리'도 비행청소년 역이라서 시청자분들이 '미란다' 모습을 떠올리시는 것 같기도 해요. 악녀 삼인방이 '꽃남' 후반에 안 나오는 걸 안타까워하시는 분들은 이번 드라마를 연결해서 보시더라고요"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하지만 '혜리'가 워낙 '은성'이를 든든하게 챙겨주고, 입바른 소리를 하다 보니까 '얄미운 애가 착하게 변했다'고 말씀해주시더라고요"라며 "저도 마치 못된 애가 변하게 된 것 같은 느낌도 들어요"라고 전했다.

하지만 미란다처럼 독한(?) 모습도 등장할 예정이라고. 민영원은 "과거 일진 때가 나오는 장면이 있는데, 그때는 '꽃남' 때 성격이 나오는 것 같더라고요"라고 웃으며 덧붙였다.

 

◇ 캐릭터 포인트? 웃으며 버럭 "여유로운 카리스마가 넘치죠"

드라마 '찬란한 유산'에서 민영원이 맡은 '혜리'는 과거 학교를 주름잡던 일명 '일진'인 비행청소년이다. 부모님도 돌아가신 불우한 환경의 혜리는 남자친구의 빚을 갚고자 유흥주점에서 일하기도 하지만 '은성'이의 도움으로 좋은 방향으로 변하게 되는 캐릭터다.

민영원은 어두운 과거를 지닌 '혜리'의 모습을 '여유롭게 화를 내는 것'으로 은근히 표현하려고 한다고 연기 포인트를 집었다.

그는 "남자 친구를 때리는 장면이 있었는데 정말 터프하게 때리거든요. 그런 장면에서 혜리의 과거가 드러난다"며 "안타깝게도 편집돼서 길게 보이지는 않았다"며 웃으며 말했다.

극 중반으로 넘어가면서 선우환(이승기 분)과도 만나게 되는 혜리는 '웃으며 버럭'한다고. 그는 "이승기 씨에게 화내는 장면도 나올 텐데 그럴 때는 어린애를 다루듯이 여유롭게 화를 내는 모습이 등장하죠"라고 드라마 내용을 살짝 공개했다.

하지만 민영원은 "항상 똑같은 모습으로 시청자분들을 질리게 하기는 싫다"며 "캐주얼하고 털털한 성격은 그대로이겠지만 헤어스타일을 바꾼다든지, 여성스러운 차림에 터프한 성격을 보여준다든지 하면서 조금씩 캐릭터의 변화를 주려고요"라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 촬영장 분위기는 화기애애, 한효주와 수다를 떨면?

스태프들 대부분이 젊은 연령대라 회식을 하며 교제하고, 농담도 많다는 드라마 '찬란한 유산'의 촬영장.

민영원은 "조감독님이나 작가분들이 설렁탕집의 직원이나 깡패 역으로 출연하기도 해요"라며 "그런 장면을 찍을 때는 촬영장에 웃음이 그치지 않아요"라고 현장분위기를 묘사했다.

주로 한효주와 함께 촬영하는 민영원은 "아무래도 또래니까 한효주와 수다도 많이 떠는 편"이라며 "서로 외롭다며 달래주기도 하죠"라고 입을 열었다.

연애 이야기가 으레 나올 법하지만 두 사람이 나누는 대화는 심상치 않다고. 그는 "'남자친구 사귀고 싶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결혼은 언제 해야 하나?', '아기는 어떨까?'라는 먼 미래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요"라고 전했다.

이어 "벌써 그런 이야기를 하다니 웃기죠?"라고 덧붙이며 한바탕 웃었다.

이승기, 한효주, 배수빈, 문채원이 주연을 맡아 방송 전부터 큰 관심을 끌었던 드라마 '찬란한 유산'은 첫 방송 시청률이 16%에 육박하면서 주말 드라마 시청률 정상자리에 오른 인기 드라마.

민영원은 "정극으로 시작했지만 점차 코믹한 요소가 강해져요. 뒤로 갈수록 더 재미있어지고요"라며 "드라마 많이 사랑해주세요"라고 애교있는 멘트도 빼놓지 않았다. (사진=민보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