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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2개월을 끌어온 한.EU(유럽연합) FTA(자유무역협정) 협상이 13일 오후 마침내 타결됐다.
스웨덴을 방문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스톡홀름 시내 총리실에서 프레데리크 라인펠트 스웨덴 총리와의 정상회담 직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한.EU FTA 협상의 모든 잔여 쟁점에 대한 최종합의안이 마련된 점을 환영했다"면서 "우리 두 정상은 한.EU FTA의 조기 가서명을 위한 절차가 신속히 진행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우리 두 정상은 한.EU FTA가 세계적인 경제위기 시기에 교역과 성장에 새로운 기회를 창출함으로써 한국과 EU 경제에 중요한 혜택을 가져올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보호주의를 배격하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게 될 것이라는 점에 의견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국과 EU는 곧바로 법률검토 작업을 진행, 오는 9월께 협정문에 가서명하고 내년 2월께 정식서명한 뒤 각자 입법부의 비준동의를 거쳐 내년 상반기중 FTA를 공식 발효할 예정이다.
라인펠트 총리는 공동기자회견에서 "지난주 큰 진전이 이뤄졌지만 EU내에서 이런 식으로 협정을 최종적으로 할 때는 여러 회원국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며 "앞으로 여러 난제들이 남아 있을 수 있다. 스웨덴이 의장국을 맡는 동안 조율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정부 관계자는 "라인펠트 총리의 발언은 EU집행위 회의 결과, 일부 회원국이 국내 설득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한데 대해 의장국으로서 배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과 에바 비올링 스웨덴 통상장관이 오늘 회담을 갖고 최종 합의안 도출을 발표하는 프레스 코뮈니케(공동언론발표문)를 냈다"며 "이는 사실상 한.EU FTA 협상 타결을 발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EU는 27개 회원국에 인구 5억명, 국내총생산(GDP) 규모 17조 달러에 이르는 세계 최대의 단일 시장이며 중국에 이어 두번째로 대한(對韓) 교역규모가 큰 지역으로, FTA가 발효되면 상당한 경제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한.EU FTA 타결은 아시아시장에 있어 EU와 경쟁관계에 있는 미국에 영향을 미쳐 비준동의를 놓고 교착상태에 빠진 한.미FTA를 촉진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뿐 아니라 향후 중국, 일본과의 FTA 협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기대된다.
이 대통령은 이에 앞서 이날 오전 방송된 라디오.인터넷 연설에서 "이번 유럽 순방은 여러 정상들과 만나 한.EU FTA에 대한 최종합의를 도출하는데 큰 목적이 있다. 다행스럽게 몇개 나라의 반대로 오래 끌어왔던 한.EU FTA가 합의점에 도달하게 됐다"며 "한.EU FTA가 되면 유럽 27개국과 협상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해온 어떤 FTA보다 우리 무역에 획기적 변화가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또 스톡홀름 시내 그랜드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도 "인도도 이르면 8월 초쯤 (우리와 FTA에) 서명하게 되고 미국까지 하게 되면 지구 인구의 50% 이상 차지하는 국가들과 자유무역을 하게 되는 셈"이라고 평가했다.
이혜민 외교통상부 FTA 교섭대표는 이날 외교부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핵심 쟁점이었던 관세환급에 대해 EU가 원칙적으로 관세환급을 허용키로 했다"면서 "일방 당사국이 통계에 기초해 역외산 조달 방법에 중대한 변화가 있다고 생각할 경우 협의를 진행하고, 이견이 있으면 한.EU 분쟁 해결절차에 따른 3인 패널에서 객관적 판단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양측은 중대한 변화가 있을 경우 관세환급 상한을 5%로 적용하는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서비스 분야와 관련, 한국이 제3국과 FTA 등으로 추가적인 개방을 약속하면 이를 EU에도 적용한다는 `미래 최혜국 대우' 조항을 포함시켰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미 FTA 체결시 독소조항이란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역진조항(래칫.합의된 개방수준을 후퇴시키는 무역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는 내용)'이나 투자자.국가 제소 조항, 의약품 분야의 특허-허가 연계조항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