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에 인플루엔자(신종플루)의 위협을 빗겨가려면 지나친 음주를 조심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폭음을 하면 간의 해독능력이 약해져 세균으로부터 몸을 방어하는 면역기능이 저하되기 때문이다.
최근 미시시피 스테이트 대학 수의학과 스티븐 프루이트 교수의 연구결과에서도 술을 많이 마실 경우 면역세포들도 함께 취해 24시간 동안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가능하다면 술을 피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그럴 수 없다면 '자가 복진법'을 통해 간의 상태부터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복치의학회 노영범 회장(부천한의원 원장)은 설명한다.
'자가 복진법'이란 복부에서 나타나는 현상의 촉진을 통해 알아보는 방법으로, 기원전 700년 중국 전국시대의 전설적인 명의 편작이 만들어낸 한의학 진단기술인 '복진'을 노 회장이 쉽게 정리해 놓은 것을 말한다.
노 원장에 따르면 간이 위치한 부위인 우측협하(옆구리 아래를 가리킨다)를 지그시 손으로 눌렀을 때 좌측협하와 비교해 저항과 압통의 강도에 따라 간의 붓기와 피로상태를 추측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간 기능 저하는 자각증상으로도 판단할 수 있는데 평소 가슴이 많이 답답하고 뭔가 가득찬 것처럼 불편하고 때론 통증이 있었다면 간의 이상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또 술을 마시면 곧바로 얼굴이 홍당무처럼 빨개지는 현상이 자주 나타나고 숙취 해소력이 떨어지는 것도 간 기능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어쩔 수 없이 술을 많이 마셨다면 간의 해독기능을 빨리 회복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노 원장은 검정콩을 메주처럼 발효를 시킨 약재인 '향시'가 간 기능 저하로 야기된 제반증상에 탁월한 약효를 나타낸다고 밝혔다.
향시는 검정콩을 씻은 후 뽕나무를 달인 물에 불려 삶은 다음 24~30시간 정도를 발효시킨 데 이어 일주일간 숙성시켜 만든다. 향시는 발효한약이면서도 그 자체가 단백질이기 때문에 간의 대사에 필요한 효소의 활성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알코올의 흡수를 늦춰 위의 자극을 줄이고 간의 부담을 줄인다.
노 원장은 "간 기능을 개선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원활한 배변활동을 유도해 몸 안의 노폐물을 제거하는 것"이라며 "그렇지 않을 경우에 독성물질이 그대로 몸 안에 축적되면 지방간과 췌장염 등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아미노산이 풍부하고 기름이 적고 단백질 함량이 높은 음식들을 섭취하고 칡, 생강, 유자 등을 차로 끓여 수시로 마시고 충분한 휴식과 잠을 잔다면 간 기능 회복에 많은 보탬이 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