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1,720을 웃돌기도 했던 코스피지수가 5일 1,600 근처까지 밀려 내려왔지만 지수 1,600선 혹은 1,590∼1,600 범위의 지지력이 여전할 것이라는 증시 전문가들의 기대감은 여전했다.
국내외, 특히 미국에서 기대와는 달리 경기 회복의 지연 우려가 부각됨에 따라 국내 증시의 추가 하락 가능성 또한 여전하지만 경기회복이나 외국인 매수라는 추세 자체는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시가총액 상위종목 중 정보기술(IT)과 철강, 금융주를 일제히 매물로 쏟아낸 탓에 37.73포인트(2.29%) 떨어진 1,606.90을 기록했다.
교보증권 변준호 연구원은 "최근 급격한 원ㆍ달러 환율하락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지만 과거에 외국인은 1,100원대까지 매수 기조를 이어갔고 최근 급락한 데 따른 반발 매수세도 유입될 수 있다"며 지수가 1,600 부근에서 반등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우리투자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시장 지표 과열상황에서 최근 매수 주체의 공백 현상이 나타나는 등 시장의 체력이 약해졌기 때문에 조정이 불가피해 보인다"면서도 "지수가 1,600대로 올라서고 이후 상승하는 과정에서 1,590∼1,600선은 일종의 발판 역할을 했다"며 지수가 1,590∼1,600을 하향 이탈할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크지 않다는 견해를 보였다.
동양종합금융증권 정인지 연구원도 "지수가 하락했지만 지난 3월 이후 형성된 추세를 훼손할 수준은 되지 못한다"며 1,600선이 쉽사리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만약 조정이 길어진다 해도 단기 반등 뒤에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하며 "1,590선 아래로 내려서더라도 1,600선 위로 올라서기 전인 지난 8월에 바닥을 다졌던 지수 1,550 범위에서 다시 지지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조정 과정에서 지수 1,600선이 무너질 경우 공포감이 커질 수 있지만 유가증권시장의 주가이익비율(PER) 10배에 해당하는 1,550선에서 다시 주가 수준에 대한 매력이 부각될 수 있다"며 "지수가 1,600선을 하회할 경우 매수 시점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 역시 "3분기 기업 영업실적이 지난 2분기때와 마찬가지로 시장 기대치보다 높을 가능성이 크고, 그에 따라 적정주가 및 실적전망치의 상향조정 가능성이 상승의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다"며 "지수의 상승 폭이 지난달보다는 약해지겠지만 1,600선의 지지력은 강한 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