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료품 가격이 상승하며 엥겔계수가 8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엥겔계수는 19세기 독일의 통계학자 엥겔이 발견한 법칙으로 가계의 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식료품비의 비중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엥겔계수는 소득수준이 낮을수록 높게 나타난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민소득 통계'에 따르면 올 들어 9월까지 전체 소비 지출액에서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13.0%로 작년 같은 기간의 12.3%보다 0.7%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00년(13.4%)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올해 1월에서 9월까지 가계의 명목 국내소비지출액은 408조8천221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399조932억 원보다 2.4% 늘어나는 데 그친 반면,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품은 49조1천461억 원에서 53조38억 원으로 7.8% 증가했다.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품의 비중은 1월에서 9월까지 기준으로 ▲2002년 12.7% ▲2003년 12.5% ▲2004년 12.9% ▲2005년 12.6% ▲2006년 12.2% ▲2007년 12.1% 등이었다.
그러나 가격요소를 제거한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품의 실질 소비지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0.5% 줄었다. 실질 소비지출이 줄은 상황에서 명목지출액이 늘었다는 것은 소비자 가격이 많이 올랐다는 의미인 셈이다.
식료품비는 소득 증감 여부에 따라 지출 규모를 탄력적으로 조절하기 어려운 필수 소비품목으로, 엥겔계수의 상승은 식료품 물가 상승은 물론 불황으로 인한 소득 감소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 밖에 주류·담배의 지출액은 11년 만에 처음으로 줄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9월중 주류·담배의 대한 가계의 명목 지출액은 10조4천973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10조6천637억 원보다 1.6% 줄어들었다. 이는 IMF 환란 당시인 지난 1998년 -3.0%를 기록한 후 이후 처음이다. 또 전체 소비 지출액에서도 주류·담배가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2.7%에서 올해 2.6%로 하락했다.
아울러 9월까지 명목 교육비 지출액은 30조6천356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29조9천880억 원보다 2.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1998년 -3.2%를 기록한 후 최저치다.
반면 의료·보건의 명목 지출액은 26조9천696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9% 늘었고, 전체 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1%에서 6.6%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