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간 나오토(管直人) 신임 재무상의 엔화 약세 용인 발언 영향으로 엔화 값이 급락하고, 증시가 급등하고 있다.
8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대비 엔화 환율은 오전 9시30분 기준으로 전날보다 달러당 0.63엔 오른(엔화 값 약세) 93.40엔을 기록했다. 앞서 엔화 환율은 93.78엔까지 상승해 지난해 8월 28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정점을 찍은 이후 달러 매수세가 주춤하면서 상승 흐름이 약해진 상태다.
엔화 값이 약세를 보이며 수출증가에 따른 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기대되자 닛케이(日經)평균주가지수는 100포인트가 넘는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이 같은 변화는 전날 간 재무상이 취임기자회견에서 엔화 약세를 용인하는 발언을 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당시 간 재무상은 환율과 관련해 "두바이 쇼크 당시에 비해서는 엔화가 약세지만 조금 더 약하게 가는 것이 좋다"면서 "적절한 수준이 되도록 일본은행과 연대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경제계에서는 1달러당 90엔대 중반이 적절하다는 시각이 많다"면서 적정 환율을 '90엔대 중반'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간 재무상의 발언에 뉴욕 등 해외시장에서 전날 밤 엔화 값이 급락, 이 같은 분위기가 바로 도쿄 외환시장에 그대로 전달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간 재무상의 환율 발언은 경기부양을 위해 의도적으로 흘린 것으로 보인다. 디플레이션이 지속되고 내수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단기적으로 수출 증대를 통해 활로를 뚫기 위해서는 엔화 값이 떨어져야 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분석이다.
한편, 엔화 값 약화는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정부의 경제정책 기본노선에 배치되는 것으로 논란의 소지가 있다.
하토야마 정부는 기본적으로 내수부양을 통한 경기 부양을 추진하고 있어, 후지이 히로히사(藤井裕久) 전 재무상은 적당한 수준의 엔화 강세를 용인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