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물가와 소비자물가 사이의 격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소비자가는 오르는 데 반해 수입물가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현상은 수입물가가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데 길게는 15개월이나 걸리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최근의 수입물가와 소비자물가 동향' 자료에 따르면 2009년 4월 이후 수입물가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나 소비자물가는 2~3%대의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2월 중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7% 올랐지만, 수입물가는 4.1% 내리면서 격차가 6.8%포인트로 벌어졌다.
2009년에는 소비자물가는 전년에 비해 평균 2.8% 올랐지만, 수입물가는 4.1% 내렸다. 올해 1월에는 소비자물가가 작년 같은 달보다 3.1 올랐지만, 수입물가는 0.9% 내렸다.
2008년에는 유가 및 환율이 크게 상승한 영향 등으로 수입물가는 36.2%로 급등한 반면 소비자물가는 4.7% 상승에 머물렀으나 현재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이는 수입물가가 수입물가는 원자재(전품목의 27.8%)와 공산품(72.2%)으로 구성되어 있는 반면, 소비자 물가는 서비스가 60.4%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또 수입되는 공산품 중 석유제품을 제외한 중간재, 자본재 등은 완제품 제조에 사용돼 원가 변동요인으로 작용하지만 소비자물가로 반영되는 데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한은에 따르면 분야별로 ▲원유 수입물가가 석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데 0~1개월 ▲천연가스 수입물가가 도시가스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주는 데는 3~4개월 ▲농림수산품 수입가격이 가공식품 및 외식서비스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치는데 9~11개월 ▲기타(중간재, 자본재, 소비재)가 석유류(가스 포함) 제외 공업제품에 파급되는 데 14∼15개월 걸린다.
한은은 2009년 4월 이후 수입물가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서 "2007년 11월부터 2009년 3월 중에 급등한 수입물가가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