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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성과 없는 수색…해군 전역 사촌형의 '탄식'

28일 오후 5시50분께 경기 평택시 해군 2함대 사령부 내 동원예비군 안보교육관 116호. 5~6평 남짓한 내무반 침상에서 실종된 손수민 하사의 사촌형 염모씨(36)가 긴 한숨을 내쉬었다.

손 하사가 덮고 잤을 짙은 녹색의 침낭과 베개를 만지작거리던 그는 "벌써 사흘이 흘러버렸다"며 지지부진한 구조 작업에 답답해했다.

염씨는 10여 년 전 사촌동생처럼 해군을 제대한 전역 군인이다. "갑판병으로 함정에 승선해 본 경험이 있었기에 더더욱 천안호 침몰이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작전 중에는 통상 오후 9시45분부터 시작하는 점호가 없고, 6교대로 근무를 한다"면서 "상황이 정말 순식간에 일어난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염씨는 "함선이 두 동강 날 정도면 아무래도 자체 결함은 아닌 듯하다"면서 북한 잠수정의 공격 가능성도 제기했다.

차디찬 바닷물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아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려온다는 김종헌 중사의 아버지 김모씨(53)도 뱃일을 해본 터라 머릿속이 복잡했다.

안보교육관 앞에서 담배를 문 그는 "어제 밤 한숨도 못자 머릿속이 멍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집사람은 충격에 앓아누워 부산 집에서 올라오지도 못했다"는 그는 "아들이 4월 상사 진급을 앞두고 너무나 좋아 했는데 세상에 이럴 수는 없는 일"이라고 그동안 참아 왔던 눈물을 훔쳤다.

3년 전 김 중사와 결혼해 손자(2)를 안겨 준 며느리를 볼 때 마다 면목이 없다는 말도 했다. 아들 시신이라도 찾으면 며느리를 놓아 줄 생각이란다.

침몰 원인을 묻자 "별에 별 생각이 다 든다"고 한참을 망설였다. "정권이 흔들리고 나라가 시끄러우니 뭔가 계획적인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한편 이날 가족 대기소에는 실종자들의 어린 자녀들이 뛰어노는 모습이 간간이 눈에 띄어 보는 이들을 숙연케 했다.

최한권 상사의 아버지는 "저 어린 것들에게 반드시 아버지를 찾아 줘야 할 텐데…"라는 말만 곱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