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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뱅크론 논란 가속… '한국형 모델' 찾기

최근 금융계의 최대 화두는 메가뱅크론이다. 우리금융을 둘러싼 KB금융과 하나금융의 기싸움이 만만치 않은 가운데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한국형 메가뱅크 논의도 뜨겁다.

MB정부는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 등을 중심으로 "덩치를 키워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업무영역을 다변화해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며 "경제규모에 걸맞은 세계 50위안에 드는 은행이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고 메가뱅크론을 주장했었다. 

특히 지난해 한국이 아랍에미리트(UAE)의 원자력발전소를 수주할 때 UAE 정부는 세계 50위권 이내 은행의 공사지급보증서를 요구했다. 결국 수천억원대의 보증료 수입은 고스란히 외국계 은행이 챙겨갔다.

하지만 메가뱅크론은 정부내 이견으로 잠시 수면 밑으로 들어가 있다가 최근 KB금융회장 내정자로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인 어윤대 국가브랜드 위원장이 내정되면서 다시 힘을 얻고 있다.

어 내정자는 KB금융 회장에 내정되자 "메가뱅크는 관심사가 아니지만 국제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수익성과 함께 대형화가 필수"라며 "우리금융에 관심이 있다"고 밝혔다. 만약 국내 최대 금융그룹인 KB금융지주가 2위인 우리금융지주와 합병할 경우, 자산 650조 원대의 메가뱅크가 탄생하게 된다.

그러나 금융계 안팎에서는 은행 대형화에 대해서는 회의론이나 신중론 또한 만만치 않다.

진동수 금융위원장은 22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출석해 최근 제기되고 있는 메가뱅크 도입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진 위원장은 이날 "은행의 대형화 자체를 목표로 할 수는 없다"며 "어떤 것이 맞다, 틀리다고 말하긴 어렵고, 각 나라의 여건에 따라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도 최근 어 내정자의 우리금융 인수 의지와 관련해 "M&A는 단순히 규모를 키우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전문성, 핵심 역량을 강화해야 하며 시장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방식과 논리가 중요하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금융전문가들은  "메가뱅크는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금융질서의 재편기에 걸맞게 금융산업의 도약을 위한 절호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며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토대로 해외진출을 적극 추진하고, 해외 전문인력을 과감히 영입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서울시립대 윤창현 교수는 "우리나라를 대표할 만한 은행을 세계시장에 선보일 수 있어야 한다"며 "선진국과 다른 금융환경을 가진 한국이 볼커룰 도입을 둘러싼 대형은행 회의론을 피상적으로 받아들여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그는 "국내 은행간 M&A에 있어 가능한 모든 시나리오를 검토해서 한국에 가장 적합한 메가뱅크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며 "향후 동남아 진출까지 추진해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