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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계층 위한 '미소금융' 7개월 … 걸어온 길과 향후 과제는?

지난해 12월 저신용층·저소득층의 자활을 돕기 위해 첫 시행된 '미소금융사업'이 이제 7개월째로 접어들었다. 그동안 5개의 은행재단과 6개의 기업재단이 사업에 함께 참여해 올 상반기에만 전국적으로 미소금융재단 지점이 54개소에 이른다. 이중 수도권에 설립된 곳이 23개소이며 지방에 설립한 곳이 30개소다. 미소금융은 향후 10년간 2조원의 재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국내 마이크로파이낸스는 지난 2000년부터 민간단체에서 시작됐다.

미소금융중앙재단의 김승유 이사장은 올 하반기까지 미소금융재단 지점수를 100개까지 늘려나가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미소금융은 신용등급 7등급 이하 또는 기초수급자와 차상위계층 등 법인세법상 소액신용대출사업의 비과세 요건을 충족하는 대상을 지원대상으로 한다. 창업자금·운영자금·무등록사업자금 등이 있다. 대출금리는 기존 미소금융 지원 수준인 4.5% 내외로 무등록사업자금은 2%밖에 안 된다. 대출한도는 자금에 따라 최고 2~5천만원 이내다.

◆지간 7개월간의 평가

미소금융이 7월 5일 현재 1413명에 대하여 총 112억여원의 대출 자금을 지원했다.
미소금융의 가장 큰 문제는 까다로운 대출조건이다. 대출을 받으려면 신용등급 7등급 이하이면서 금융채무불이행자여선 안되고 부채가 자산의 절반을 넘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기준에 합당한 서민들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미소금융 대출자는 상담신청자 중 3%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위원회는 지난 5월 미소금융 대출 자격 기준을 대폭 완화한 바 있다. 2천만원 이하 소액대출에 대해 자기자본비율 요건을 종전 50%에서 30% 낮췄으며, 운영자금과 시설개선자금에 대한 대출 대상도 종전의 2년 이상 영위에서 1년 이상으로 바뀌었다. 또 500만원 이상 사업자금을 빌릴 때 3회 이상 컨설팅을 받아야 했던 조건도 컨설팅 기관의 자율 판단에 따라 횟수를 단축할 수 있도록 했다.

미소금융중앙재단 관계자는 "미소금융 출범이후 서민층의 큰 기대치에 비해 현재까지의 지원 규모는 그렇게 많지 않지만, 짧은 기간 동안 전국적인 지점 네크워크 기반을 마련했다"며 "기업과 은행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로 미소금융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수 있었다"고 평했다.

그리고 미소금융 사업을 통해 우리 주변에 소외되고 고통받는 이들에 대한 많은 사회적 관심을 이끌어 냈다는 점에서 큰 성과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 해외성공사례 적극 벤치마킹해야

미소금융이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개도국형에서 선진국형으로 점진적인 진화할 필요가 있다.

동유럽에서는 마이크로크레딧이 체제전환기에 생계향상을 위한 수단이었으며, 서유럽에서는 마이크로파이낸스가 경제성장과 사회적 연대를 위한 수단으로 인식됐다.
특히 1970년대 방글라데시, 인도, 남미 등에서 소규모의 실험적 프로젝트로 출발했으나, 지금은 전 세계적 산업으로 발전하고 있다.

무엇보다 선진국과 후진국을 막론하고 해외 마이크로파이낸스 기관의 관심사는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유지하는 데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서민금융공급의 계층구조를 확립하고, 계층별로 적합한 지원체계와 금융권별 역할 분담을 명확하게 규정하는 정책적인 보완이 필요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미소금융 사업이 제도적으로 정착되기 위해 사업의 지속가능성 제고, 사업 목적과 대상의 특성에 부합하는 사업모델 구축, 전문 인력 확보와 양성 등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한다는 주장이다.

미소금융재단 관계자는 "재단의 재정자립도와 지속적인 재원지원 확보가 필요하다"며 "사업목적과 대상의 특성에 부합하는 사업모델을 구축하고 운영인력 확충 및 양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도입해야한다"고 말했다.

◆ 미소금융 자원봉사단 창단

그동안 미소금융사업은 신용등급이 낮은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돈을 빌려주는 데 그쳤다. 그러나 일시적 자금 지원이 저소득층의 자활을 완전히 보장해 주지는 못한다. 여기엔 반드시 영업노하우나 사업 운영에 필요한 각종 전문지식이 보완돼야 미소금융사업의 지속가능한 성장도 보장받을 수 있다.

이를 위해 미소금융중앙재단은 지난달 30일 사회 각계각층의 전문가 그룹과 대학생, 일반인들로 구성된  '미소희망봉사단'을 창단했다.

봉사단은 도움을 요청하는 서민들의 생업현장에 적절한 자격을 갖춘 자원봉사자들을 수시로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우리미소금융도 최근 ‘우리미소나누미 봉사단’을 창단하고 미소금융 수혜자들에 대한 지원에 나서고 있다.

우리미소나누미 봉사단은 지난달 12일부터 우리은행과 우리금융 임직원을 비롯한 변호사와 세무사, 공인회계사, 경영지도사 등 경영, 마케팅, 법률, 세무, 회계 등에 관한 다양하고 전문적인 지식을 갖고 있는 150여명의 지원자를 모집한 바 있다.

우리미소금융 관계자는 “자금 지원뿐만 아니라 교육과 창업컨설팅 등을 통해 자립에 성공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사후 관리까지 병행될 수 있도록 지원되어야 한다”며 “앞으로도 상시적으로 봉사자들을 모집하고 이들을 위한 인터넷 까페 개설 등을 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나미소금융재단도 하나미소희망봉사단 창단식과 함께 하나사랑봉사단과의 결연식을 갖고 4000여명의 봉사자가 성공적인 자립을 위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 앞으로 남은 과제 

우선 미소금융 수행기관의 수와 폭을 확대해야한다는 지적에 힘이 실린다. 올해 총 70개 지점 설립을 목표로 추진 중이지만 기업과 은행 재단에서 자율적으로 자체 지점을 확대해야 한다는 얘기다.

미소금융 관련 제도적 인프라 구축에도 힘써야 한다. 수혜자의 채무상환능력에 비해 과다한 중복지원이 되지 않도록 마이크로 크레딧, 일반 금융회사 대출 및 각종 정책자금 지원정보를 연계하여 통합정보 시스템을 구축해야한다. 한국형 마이크로 파이낸스를 위한 적극적인 비즈니스 모델 개발을 위해 특정계층이나 맞춤형 사업을 개발하고, 자금지원방식도 수혜자 여건에 맞춰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미소금융 중앙재단의 역량 강화도 절실하다. 미소금융사업 확대에 따라 학계와 연구소, 현장전문가 등으로 '자문위원회'를 구성해 다양한 의견수렴과 정책방향이 결정되도록 해야 한다.

금융계 고위 관계자는 "미소금융의 사후관리 강화를 위한 지역지점의 대출금, 수혜자, 회수 등 현황에 대한 구체적 기준과 절차가 필요하다"며 "지점을 대상으로 '올해의 미소금융대상'을 선정해서 실적이 우수한 지점을 포상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