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무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어려움을 극복하려는 음식업소들의 노력이 눈물겹다.
3일 농협충북유통에 따르면 지난해 1280원 하던 무 한 개 가격은 이달 3980원으로 무려 200% 이상 뛰었다.
배추 한 통은 지난해 2880원에서 370% 오른 1만3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나머지 각종 채소류 가격도 두 배에서 세 배까지 오르면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채소류 가격이 치솟으면서 가장 어려움을 겪는 곳은 당연히 음식업소들. 이 때문에 음식업소마다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채소값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갖가지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치킨용 무절임은 알갱이 식으로 잘 개 조각내는 '펠릿 무'로, 배추김치는 다지듯 잘 개 썰어 '칼조각 김치'로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비싸다고 무절임을 제공하지 않았다간 손님이 끊기기 십상이어서 통닭 집 마다 무를 잘게 조각내고 있다.
보통 가로·세로 2㎝ 가량으로 잘라 만든 무절임이 다시 쪼개고 나눠 1㎝도 안 되는 크기로 된지 오래다.
무조각의 크기가 크건 작건 무절임을 먹었다는 심리만 만족시키면 되기 때문에 '펠릿 무'를 만든 것이다.
이렇게까지라도 해서 무 소비량을 줄여보겠다는 눈물겨운 발상이다.
물론 음식업소의 고통을 익히 아는터라 평소 '무 많이 주세요'라고 거침없이 요구하던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추가 요구가 금기시 된 지 오래다.
각종 면 요리의 찰떡궁합 배추김치도 주방장의 예리한 칼날로 난도질돼 손님들 식탁에 오르고 있다.
한 입 크기의 김치 한 조각이 10등분으로 잘게 잘라 손님들에게 제공되고 있다. 크기가 작은 만큼 젓가락으로 제대로 집을 수도 없고 많이 먹을 수도 없다.
면에 둘둘 말아 먹던 김치는 사라지고 고명으로나 쓰일 법한 조각 김치가 된 것이다.
하지만 사정이 뻔한 통에 손님들도 누구하나 불만을 털어놓지 않는다.
금 김치를 제공했다는 식당 사장의 정성이 놀라울 뿐이다.